안철수 "IMF때 DJ처럼..尹 '허리띠 죄자' 대국민 호소해야" [혼돈의 여권, 빅샷에게 듣는다]

최민지 입력 2022. 7. 7. 02:00 수정 2022. 7. 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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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김상선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하반기엔 경제난이 가중되며 더 힘들어 질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도어스텝(약식 기자회견)이 아닌 대국민 기자회견으로 현재의 위기 상황을 국민들께 알리고 함께 허리띠를 졸라 매자고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40분 가량 진행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다.

그는 현재의 한국 경제 상황을 “쓰나미(지진해일)가 몰려오기 직전의 상황”에 비유했다. 그러고는 고통분담을 통해 외환위기를 극복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했다. 안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 많은 국민이 고통스럽지만 이게 빨리 안 끝날 거다. 우리는 더 고생할 거다. 정부는 허리띠를 졸라 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거다. 함께 힘든 시간을 견디면 반드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식으로 진심을 다해서 울먹이면서 호소를 했다”며 “지금은 그런 게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넘겨받은 국가재정 상황이 이렇다’며 기자회견을 할 때 우리(윤석열 정부)가 받은 유산을 정확하게 결산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과거 정부의 살림살이가 현재 국가재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낸 그는 이처럼 집권 세력으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징계 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부의 분열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또 아꼈다. 당내 분열에 대한 질문에는 “내가 잘 모른다”는 답변이 어김없이 돌아왔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말을 보태는 게 결국 또 다른 당내 갈등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안 의원과의 주요 일문일답.

Q :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는데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세다.
A : “국민의힘에 대한 곱지 않은 여론이 시차를 두고 지지율에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 ‘국민의힘의 승리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패배’라고 하지 않나. 경제 위기도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가계 부채 비율이 높아 금리 인상·인하로 경제난을 타개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 하지만 경제난에 대한 책임은 정부·여당이 져야 한다. 여권에 대한 여론이 점점 부정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Q :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하나.
A : “지금 경제 상황이 보통 문제가 아니다. IMF 때나 2008년 경제위기 때보다 앞으로 훨씬 더 어려워질 거다. 과거에는 국민들이 고통분담을 하고, 금 모으기 운동도 하지 않았나. 우리가 전기·물 모두 전 세계에서 제일 펑펑 물 쓰듯이 쓰는 나라다. 이제는 전기요금도 오르니까 전기를 아껴쓴다든지, 무언가를 찾아서 자발적인 시민사회 운동 같은 게 필요한 때다.”

Q : 인사 난맥이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A : “권한과 책임은 함께 간다. 음주운전 이력 문제가 있었던 박순애 교육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것도 인사권자가 직접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Q : 대선 때 윤 대통령과 안 의원이 약속했던 연금 개혁도 흐지부지되는 모양새다.
A : “개혁의 적기는 지금인데, 보건복지부 장관 두 명이 연속으로 낙마하다 보니 이런 시각이 나오는 것 같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연금 개혁 전문가가 맡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대통령에게 직접 적임자를 추천을 해볼까 한다.”
안 의원과 이준석 대표는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견원지간(犬猿之間)’으로 불린다. 서로를 향해 비판적인 언사를 하며 충돌하는 경우도 잦다. 최근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조건이었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문제를 놓고 두 사람이 갈등했다. 이 대표는 징계 문제를 둘러싼 논란 국면에서 안 의원과 장제원 의원을 겨냥해 “간장(간철수+장제원)”이라고 거칠게 표현하는 등 공격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Q : 여권이 이준석 대표 징계 문제로 시끄럽다.
A : “징계와 관련한 정보가 전혀 없다. 당 윤리위원회에서 판단한다고 하니 맡기면 된다.”

Q : 이 대표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그룹에게 공격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A : “모르는 일이다.”

Q : 안 의원과 이 대표가 ‘악연’이라는 말도 나온다.
A :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이 대표가 나를 악연이라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권에선 안 대표가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발판 삼아 차기 대선에 재도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Q : 차기 당권에 도전하나.
A : “지금 고민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지금 내 최대 고민거리는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뿐이다.”

Q : 공부 모임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A : “지금의 위기에 맞서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을 주제로 한 세미나 시리즈를 만들고 있다. 오는 12일부터 매주 한 번씩,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과 미래 먹거리 창출을 모색하기 위한 민·당·정 토론회를 진행한다. 지금도 세미나에 모실 전문가를 섭외하는 중이다.”

Q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동안 소원했다가 다시 가까워졌다는 얘기가 있다.
A :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내가 매년 명절 때 김 전 위원장께 인사를 갔다. 개인적인 자리에서 만나면 굉장히 따뜻하신 분이다. 그러나 공적인 자리에서는 각자가 맡은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던 것일 뿐, 개인적인 사감은 없다. 이제는 같은 당 사람이 됐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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