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그 멀리까지"..곡절 겪고 돌아온 문화재 한자리에
[앵커]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 속에서 오랜 기간 해외를 떠돌다가 고국으로 돌아온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국보와 보물급 유물들이 어쩌다 일억 만 리 타향을 떠돌게 된 건지, 또 어떤 곡절 끝에 우리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는지, 안다영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매화와 대나무, 새 무늬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국내에 몇 점 전하지 않는 나전 상자입니다.
구리 안료로 칠한 희귀한 원통형 백자.
바닥에 미국인 소장자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열성어필'은 조선 시대 왕들의 글씨를 모은 귀중한 자료입니다.
모두 최근 해외 경매를 통해 되찾아온 유물들입니다.
저마다 아픈 사연을 지닌 우리 문화유산 40여 점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6·25 때 도난당했다가 미국에서 그 존재가 확인된 국새 3점은 2014년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내에 반환됐습니다.
1866년 병인양요 때 불 타 없어진 줄 알았던 왕세자빈 책봉 죽책은 프랑스군이 약탈해간 문화재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강임산/국외소재문화재재단 지원활용부장 :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유물은 민간으로 흘러 들어갔었습니다. 그게 이제 경매에 나왔는데요. 그래서 다행히 저희들이 무난하게 낙찰을 받을 수 있었고요."]
아무런 대가 없이 반환된 경우도 있습니다.
독일 신부가 사들여 독일 수도원이 소장했던 겸재 정선 화첩.
경매에 내놓는 대신 영구 대여 방식으로 우리나라에 돌려줬습니다.
희소성이 큰 조선 후기 갑옷도 그 독일 수도원이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인정해 기증한 겁니다.
비운의 삶을 살다간 덕혜옹주의 옷도 일본의 박물관이 소장하다가 돌려준 사례입니다.
이렇게 우리 품으로 되돌아온 문화재가 지난 10년간 780점이 넘습니다.
[김계식/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무총장 : "(재단 직원들이) 국외 문화재 환수를 위해서 지난 10년간 세계 곳곳을 누볐는데요. 이것을 출장 거리로 한번 따져보니까 지구를 160바퀴 돈 그런 거리였습니다."]
아직도 21만 점이 넘는 우리 문화재가 일본과 미국 등 세계 25개 국가에 흩어져 있습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지혜/화면제공:문화재청
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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