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했던 '녹조 저감 장치'..도시공사, 수년째 설치 안 해
[KBS 부산] [앵커]
올해 낙동강에는 평년보다 녹조 경보가 일찍 내려지고, 유해 남조류 수도 급증했습니다.
해마다 여름마다 녹조가 심각해지는 상황인데요,
그런데 부산도시공사가 산업단지를 개발하며 약속한 '녹조 저감시설'은 수년째 설치가 안 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강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9년 준공한 부산신항 배후 국제산업물류도시.
축구장 80개 정도의 규모로 산업 단지가 들어서 오염 물질이 배출되면, 녹조가 확산할 가능성이 커 준공 전에 저감장치를 설치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부산도시공사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서낙동강과 유수지에 태양광 물순환장치를 설치한다고 돼 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산업단지가 완공된 뒤 저감장치를 가동해야 하지만 설치는 시작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도시공사가 약속을 파기했다며 과태료를 처분했고, 도시공사는 이의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저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관련 시설을 설치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처음 설치하기로 한 '물순환장치'는 국토관리청이 홍수 때 물흐름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설치를 허가하지 않았고, 조류 제거물질을 사용하는 대안도 비상수단으로 최대한 보수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환경부가 반려했습니다.
하지만 환경청은 도시공사가 배후물류단지 준공 전에 체계적으로 계획을 마련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는 입장입니다.
준공 전부터 강서구청과 국토관리청은 물순환장치 설치가 어렵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고, 물순환장치와 조류제거물질 역시 효과가 거의 없다는 자문을 여러 번 받아놓고도 실현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 : "(배후단지) 사업 단지 설계할 때, 이행 방안에 대해서 (녹조 저감 장치를) 미리 설계 반영을 해서 진행을 했었어야 해요."]
부산도시공사는 녹조 제거 선박 장치를 설치하겠다며 관련 용역을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설치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낙동강은 또, 녹조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영상편집:이동훈/그래픽:김명진
강예슬 기자 (yes36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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