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실상 '여름철 재유행' 국면 접어들었다
정부, 특수환자 병상 확보 등 방역·의료체계 강화하기로
코로나19가 사실상 여름철 재유행 시기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기존의 오미크론 변이 세부계통 BA.2(스텔스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5%가량 강한 BA.5 변이가 신규 확진 규모를 키우고 있다.
정부는 특수환자 병상 확보에 나서는 등 방역·의료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만9371명으로, 지난 5월25일(2만3945명) 이후 42일 만에 가장 많다고 밝혔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동안 감소세였던 확진자 발생 규모가 증가세로 전환된 것은 분명해보인다”며 “앞으로 계속 증가해 새로운 유행 양상(재유행)으로 돌입하는지는 전문가들과 질병청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인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새로운 변이가 우세종이 되는 시기와 맞물려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재유행이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 늦여름 정점에 이를 수 있고, 이후 겨울에 또 한 번의 유행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 BA.5가 지난주 국내감염 사례 중 24.1%로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조만간 우세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일 기준 국내 BA.5 감염자의 성별 비율은 남성 52.4%, 여성 47.6%로 큰 차이는 없다. 연령별로는 20~30대가 43.0%로 가장 많다. 국내감염이 61.3%로 해외유입(38.7%)보다 많아 지역사회 전파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현재 준비할 작업으로 진단부터 먹는 치료제 처방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한 동네 병·의원(호흡기환자진료센터)의 대면진료 체계 정비, 중환자 병상 유지 및 특수환자 병상 확보 등을 꼽았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재유행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재유행에도 분만·투석·소아 진료 등 특수진료가 원활하게 제공되고, 응급상황이 발생할 시에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병상 체계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이용할 수 있는 투석 병상은 288개, 분만 병상은 250개, 소아 병상은 246개가 확보됐다.
이 가운데 중증 병상은 투석 82개, 분만 33개, 소아 18개다. 정부는 향후 수요 급증에 대비해 각 시·도별로 특수치료 대응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시·도 간 병상 공동활용체계를 만들어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응급실 병상은 음압격리 병상이 아닌 일반격리 병상에서 코로나19 치료가 가능하도록 지침을 이달 안에 개정한다. 또 응급 병상 가동현황을 119 구급대 등과 실시간 공유하는 응급 자원정보시스템도 정비한다.
병상은 재유행 대비의 핵심 중 하나다. 현재 코로나19 중증 병상은 1469개로 오미크론 유행 정점 때(최대 2825개)보다 절반가량 줄었지만, 당국은 재유행 규모가 최대 15만~20만명대로 예측되고, 병상 효율화 작업이 진행됐기 때문에 대응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확진자가 폭증한 지난 유행 때 준비 미흡으로 특수·응급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던 터라, 준비태세를 강화하겠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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