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 '이대준 씨 피살' 관련 기밀 정보 무단 삭제
[앵커]
서해 공무원 이대준 씨 피격 사건과 관련해 당시 군이 관련 기밀 정보 수십 건을 무단 삭제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 씨의 월북설과 관련된 정보 아니냔 의혹이 제기됩니다.
장덕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20년 9월 21일, 서해 연평도 인근 바다에서 어업지도 공무원 이대준 씨가 실종됐습니다.
이 씨는 다음 날 오후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지만 밤 9시반경 북한군에 피살됐습니다.
그 다음날인 23일 새벽 국가안보실장과 국정원장,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관계장관회의가 열렸습니다.
이어 24일 오전 군과 해경은 이 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했습니다.
신동삼 당시 인천해양경찰서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국방부 관련 첩보 등을 종합해 볼 때 자진 월북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상세히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군이 확보한 첩보가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됐습니다.
복수의 군 고위 관계자는 이대준씨의 실종이 월북 가능성으로 변하던 23일과 24일 군이 확보한 기밀 정보들이 상당수 무단 삭제됐다고 밝혔습니다.
합참 정보본부가 운영하고 국정원과 한미연합사, 작전사령부 등이 연결돼 있는 군사통합정보처리시스템, '밈스'에섭니다.
군 고위 관계자는 23일과 24일 사이 밈스에서 20여건의 1급과 2급 정보가 삭제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밈스에서 상당수 정보가 삭제됐으며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지만 공개되면 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당시 밈스에는 이 씨 피살과 관련된 여러 정보가 혼재돼 있었으며, 무단 삭제 시점은 확인중이라고 군 내부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다만, 밈스에서 정보가 삭제돼더라도 첩보 부대나 국방부의 메인 서버에는 정보가 남아있는 만큼 내용 복원은 가능하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취재진은 정보 삭제 의혹에 대해 밈스의 관리 책임자인 이영철 당시 합참 정보본부장에게 사실 확인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전 본부장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서수민
장덕수 기자 (joann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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