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골프장 수사하자 윗선 개입"..경찰관이 직접 고소

박찬범, 하정연 기자 2022. 7. 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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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런데 수사가 시작되고 몇 달 뒤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이 갑자기 바뀌었습니다. 골프장에 청탁한 것으로 의심되는 전직, 현직 경찰을 조사하려고 하자,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났다는 겁니다. 이렇게 윗선에서 조사를 무마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현재 검찰이 수사하고 있습니다.

박찬범 기자가 조사를 맡았던 경찰관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박찬범 기자>

지난 3월부터 뉴서울 CC 골프장 수사를 맡은 경기광주경찰서 김성훈 경사.

김 경사는 우선 예약 편의를 제공한 골프장 직원 10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했습니다.

이들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전·현직 경찰들과 시의원 등의 부탁으로 '회사 보유분' 예약이 진행됐다는 진술과 자료도 확보했습니다.

[김성훈/경사 : 공무원들이 연관돼 있다는 자백을 받았어요. 보강할 만한 증거도 충분히 수집했고요.]

윗선의 부적절한 개입이 시작된 건 이때부터라고 김 경사는 말합니다.

[김성훈/경사 : 우리 직원들도 해당이 될 것 같다, 어떻게 하느냐 그러니까 '그럼 검토해보시고 수사 진행하세요', 이런 식으로 진행하다가 갑자기 한순간 휘어진 거죠.]

회사 보유분 예약을 요청했던 광주시청 소속 팀장급 공무원과 전·현직 경찰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하겠다고 보고하자 결재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수사 뭉개기'가 시작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성훈/경사 : 저를 불러서 수사할 때 뇌물죄 관련한 수사는 진행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김 경사는 추가 수사 진행이 막히자 이의를 제기했고, 담당 과장으로부터 인사 고충을 써서 내라는 지시를 전달받은 뒤 파출소로 발령이 났습니다.

[김성훈/경사 : 결재가 안 나면 수사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어요. '수사 나가겠다, 나 수사 손 떼겠다' (이러니까 과장이 나중에) '너 오늘 중으로 인사 고충 써', 제가 뭐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담당자가 바뀌면서 현재 수사는 답보 상태입니다.

[이윤우/변호사 : 혜택을 부여하는 어떤 그런 것들이 포착이 되면 밝혀져야 되는데 (경찰 수사관이) 당연히 해야 할 직무고, 그거(수사)를 미비하게 하면 오히려 직무유기라고 판단될 수도 있어 보이거든요.]

김 경사는 이후 이번 수사 무마 의혹과 인사 조치에 대해 광주경찰서 지휘부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성남지청은 최근 김 경사를 두 차례 조사하면서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김성훈/경사 : 단순히 새치기 사건이라고 보기보다는 이제 부정한 방법으로 특권을 향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한테 경각심을 줘야된다, 이런 생각입니다.]

광주경찰서 측은 김 경사 본인이 원해 수사관 교체와 발령을 진행했으며, 전·현직 경찰에 대한 수사를 막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황지영, CG : 김홍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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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하정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감찰 요청..묵묵부답?

[하정연 기자 : 김성훈 경사가 처음부터 언론 인터뷰를 결심한 건 아닙니다. 이 문제를 경찰 조직 내에서 두 차례에 걸쳐서 해결을 해보려 했는데요. 우선, 지난 3월 수사 선상에 전·현직 경찰들이 오르자, 상위 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에 사안이 중하니 직접 수사를 해 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파출소 발령이 결정된 뒤인 6월 12일에도 경찰청에 감찰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자 실명 인터뷰를 결심한 겁니다.]

Q. 수사 향배는?

[하정연 기자 : 최근 경찰 조직 내에서 비슷한 사례가 좀 있었습니다. 이명교 치안감을 비롯한 경찰 간부들이 경찰 전용 골프장에서 예약 특혜를 받았다가 관련자 10명이 지난달 징계위원회에 넘겨졌습니다. 뉴서울 CC 골프장 사례는 이보다 더 중대한 사안이죠. 1인당 이용료가 2만 원 수준으로, 경찰만 이용하는 전용 골프장도 아닌 3억 원이 넘는 고가 회원권이 거래되는 일반인 회원제 골프장에 예약 편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국회의원실을 통해서 권익위원회 유권해석도 받아봤는데요. 이 결과에 따르면 예약 편의를 제공한 골프장 직원, 또 예약 편의를 받은 현직 공무원 모두 청탁금지법에 저촉이 됩니다. 금전이나 회원권 같은 재산적 이익뿐 아니라 편의를 제공해 주는 것도 유무형의 경제적 이익에 포함된다고 본 건데요. 직무 연관성과 대가성이 인정되면 당연히 뇌물죄 처벌도 가능합니다.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 의혹에 대해 검찰이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경찰은 어떤 조치를 내릴지 주목됩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자료제공 :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실)

▷ [단독] 회원제 골프장 '예약 새치기' 명단 봤더니…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6813441 ]
 

박찬범, 하정연 기자cbcb@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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