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예대금리차 매달 한눈에 본다
분기별·개별 공시서 실용성 강화
대출금리, 은행 아닌 신평사 점수로
“소비자 선택권 넓어지는 데 의의”
시장 점검 결과, 산정 때 반영해야
금융소비자가 모든 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예대금리차)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공시제도가 바뀌고 공시주기도 기존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어든다. 대출금리는 은행 자체 신용등급이 아닌 신용평가사 신용점수를 기준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은행들은 월 1회 이상 점검한 시장금리를 반영해 예금금리를 산정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이달부터 금리정보 공시가 이뤄지도록 시스템 구축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대출금리는 급격히 오르는데 예금금리는 소폭 인상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은행이 개별적으로 분기마다 공시했는데 금융사별 비교가 번거롭고, 3개월 단위 정보라 적시성이 없으며, 은행이 수익성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잔액 기준으로 공개해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
앞으로는 전체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를 매달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금융당국은 전체(가계+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금리를 기준으로 한 예대금리차를 각각 공시하고 가계대출 기준은 신용점수 구간별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소비자는 금융사별 평균 예대금리차와 자신의 신용점수 구간에서의 예대금리차를 구분해 비교할 수 있다.
대출금리 기준도 소비자 친화적으로 바뀐다. 현재도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가계와 중소기업의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금리를 확인할 수 있으나 총 5단계로 나뉜 은행별 자체 신용등급이 적용됐다. 금융당국은 소비자가 본인 신용점수에 맞는 금리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총 9단계로 나뉜 신용평가사의 신용점수를 기준으로 대출금리를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신용점수는 일부 금융 플랫폼에서 상시 확인할 수 있다.
예금금리는 기존에 공시됐던 기본금리, 최고우대금리에 각 예·적금 상품의 신규취급액 기준 전월 평균금리를 추가하기로 했다. 소비자는 최고우대금리를 명목상으로만 설정하고 실제 가입자에게 적용하는 사례는 거의 없는 금융사를 확인할 수 있다.
이주형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공시제도 개선이 대출금리(예금금리)를 특정 수준으로 인하(인상)하기 위한 정책은 아니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면 금융사에 금리 하방(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근본적으로 금리 산정체계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밝혔다. 대출의 경우 은행채를 예금과 은행채 혼합 방식으로 바꾸는 등 금융사가 조달금리를 과다 산정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대출 종류에 맞게 차등화된 원가를 적용하도록 정비할 예정이다. 예금은 은행 등이 기본금리는 그대로 두고 우대금리만 조정했던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은행별로 월 1회 이상 변동된 기준금리를 점검해 기본금리에 반영하게 하기로 했다. 금융사는 기본금리에 우대금리를 더해 예금금리를 정하고 기본금리는 은행채 1년물 등 시장금리와 기타비용 등을 종합해 산정한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대금리차가 커졌다는 지적에 대해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주형 국장은 “시장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단기 금리차는 확대될 수밖에 없고 예대금리차도 (당분간) 줄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적정 수준 이상으로 차이가 커지지 않도록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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