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막혀 비료 포대 지고 300m"..의정부시 늑장 행정 빈축

백승우 2022. 7. 6.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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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로가 없어서 비료 포대를 어깨에 지고 옮겨야 하는 농경지가 있습니다.

6년이나 사태를 뭉갠, 시청의 늑장행정 때문이라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백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뙤약볕 아래 한 농민이 20kg 넘는 비료 한 포대를 어깨에 메고 힘겹게 걸어갑니다.

한 번에 한 포대씩, 왕복 600미터가 넘는 거리를 운반하는데 힘들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현장음]
"아이고, 아이고 무거워."

농기구에 싣지 않고 직접 들고 운반하는 건 밭까지 이어진 도로가 막혔기 때문입니다.

[박상해 / 인근 농민]
"과일이 맺었다가 영양 부족으로 다 떨어져요. 폐농이죠, 폐농. 일단 도로가 차단되니까 모든 물자가 수급이 안 되잖아요. 애로사항이 엄청 많습니다."

주로 배 농사를 짓는 밭의 연결 도로는 2개입니다.

하지만 모두 현재는 사유지로, 펜스와 문이 설치돼 있고 무단 통행을 하면 법적 조치하겠다는 현수막까지 걸려 있어
차량 통행이 불가능합니다.

30여 명의 마을 농민들은 펜스 옆에 난 좁은 산길로 걸어서만 자기 밭으로 갈 수 있습니다.

[김종묵 / 인근 농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기 걸어다니지도 못 하게 됐었죠. 현재는 저기 사유지도 막혀있고 여기도 막혀있는 상태라서."

이는 지난 2016년 의정부시가 도로로 주로 쓰던 땅을 개인에게 매각했기 때문입니다.

2016년 의정부시 공문에도 도로가 없어져 주민 불편을 초래했다며 사과하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돼 있습니다.

1년 뒤인 2017년에는 2020년 12월까지 새 연결도로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척이 없습니다.

[황치대 / 인근 농민]
"이 도로를 열어달라고 계속 요청을 했고 민원을 넣고 그래서
시청에서는 해주겠다 해주겠다 해주겠다 했는데 지금 와서는 못 해주고."

의정부시 관계자는 채널A와의 통화에서 "현재 사유지 옆에 농로 공사를 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6년 넘게 늦어진 이유에 대해선 "모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권재우
영상편집 : 이혜진

백승우 기자 str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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