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청소 노동자 소송 논란 '확산'..학교는 '묵묵부답'
[앵커]
연세대학교 청소 노동자들이 근로 조건을 개선해달라며, 넉 달째, 집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재학생이 이 청소 노동자들 집회 소음으로 수업권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부끄럽다는 공개 비판도 나왔는데, 정작 문제를 풀어야 할 학교는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김성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저임금 정도인 시급을 400원 올려달라", "씻을 샤워실을 만들어 달라" 연세대학교 청소 노동자 200여 명이 거리로 나선 이윱니다.
[송영호/연세대 청소노동자 :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니까 그때부터 우리가 좀 소리를 낸 거예요. 너무 학교에서 답이 없어요."]
그런데 지난달 청소 노동자들에게 별안간 '소장'이 날아들었습니다.
집회 소음으로 수업에 방해가 됐다며, 학생 3명이 6백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한 겁니다.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도 했습니다.
[김현옥/공공운수노조 연세대분회 분회장 : "고소한 학생, 우리 조합원들은 하나도 미워하지 않아요. (학생은) 공부를 또 해야 하기 때문에…."]
소송을 한 학생들을 겨냥해 "권리만 내세우는 걸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대자보가 붙고 다른 학생들이 나서 진짜 문제는 학교라고 비판하는 등, 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해슬/연세대학교 재학생 : "(집회가) 시끄러울 수 있다는 건 잘 알지만, 그 화살이 청소 노동자가 아니라 학교 당국 자체를 향해야 한다고..."]
이런 광경, 청소 노동자들에겐 낯섭니다.
2011년에도 주요 대학 청소 노동자들은 근로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했는데, 당시 학생들은 직접 빗자루를 들었습니다.
[김정섭/당시 동국대 학생/2011년 : "힘든 일을 하시는구나 느꼈고, 그런 일 하시는데, 저희도 지나가면서 인사라도 꼬박꼬박 잘해야 하지 않을까."]
3년 전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휴게실에서 숨졌을 때에도 학생들은 노동자 편에 섰습니다.
비슷하게 불거진 갈등에 이번엔 학생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논쟁'의 불씨가 지펴진 상황.
정작 문제를 풀어야 할 학교는 용역 업체와 협상 중인 상황이라며,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만 했습니다.
연세대의 학생 1인당 등록금은 전국 최고 수준, 청소노동자들의 평균 월급 실수령액은 194만 원 정도입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지난 3월, 임금 인상을 권고했지만, 지금까지 달라진 건 없습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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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ss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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