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학계 쾌거"..교육·연구 환경 개선 계기로

서현아 기자 2022. 7. 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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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이혜정 앵커 

필즈상 수상은 한국 수학 연구사의 한 획을 그은 쾌거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엔 여전히 수포자가 넘쳐나고 연구 환경도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최재경 고등과학원장과 함께 필즈상 수상의 의미와 과제 함께 고민해 봅니다. 


필즈상, 일명 우리가 수학계 노벨상이라고도 불립니다 한국계 수학자예요.


초중고등학교를 한국에서 나왔고 대학과 대학원 석사도 한국에서 했습니다. 


우리 첫 수상자인데요. 의미가 남다르죠?


최재경 / 고등과학원장 

그렇죠. 필즈상은 수학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낸 수학자한테 수여하는 상입니다. 


4년마다 열리는 세계 수학자 대회에서 두 명 내지 4명의 수학자를 선정해서 수혜를 하니까, 4년의 평균을 내면 매년 한 명 이하 이 수학자가 받는 셈입니다. 


근데 지금까지 64명의 수학자가 받았는데 전 세계에 수만 명의 수학자가 있으니까 필즈상을 받기 어렵다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죠.


이혜정 앵커 

정말 대단한 상인데요. 지금 보니까 대수 기하학 분야의 난제를 해결한 게 수상의 주된 이유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참 말이 어려워요. 


도대체 대수 기하학 분야의 난제, 이게 어떻게 쓰이길래 얼마나 중요한 연구인 건가요?


최재경 / 고등과학원장 

대수 기하학은 예를 들어서 원, 타원 쌍곡선 같이 2차식으로의 성질을 파악할 수 있는데 이렇게 대수식으로 성질을 파악하는 수학에서의 학문이 대수 기하학이라고 합니다. 


또 조합론은 우리가 고등학교 때 배우는 순열 조합, 또 경우의 수 이런 것을 좀 일반화한 그런 수학이라고 쉽게 얘기할 수 있겠죠. 


그래서 허준이 교수가 이 대수 기하학을 조합론에 적용해서 아주 굉장히 중요한 문제를 풀었습니다. 


근데 이 한 분야를 다른 분야에 적용하기 참 힘듭니다. 


수학에서 두 분야, 두 물줄기가 만나는 곳에 그 고기가 많다, 그래서 문제 그 수학 논문 쓸 게 많다, 이렇게 사람들은 알고 있지만 그것을 실제로 논문을 쓰자면 두 분야에 정통해야 됩니다. 


그래서 두 분야를 하기가 힘든데 그 허준이 교수가 회안을 갖고 한 분야를 다른 분야에 적용해서 굉장히 어려운 문제, 1문제뿐만 아니라 한 10문제 가까이 풀었습니다. 


그것도 굉장히 어려운 문제죠. 


그래서 그 공로를 인정받아서 이번에 필즈상을 받은 겁니다.


이혜정 앵커 

지난 2월에 국제수학연맹에서 한국 수학의 연구 수준을 최고 등급으로 상향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세계 수학계에서 우리 한국 수학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겠죠?


최재경 / 고등과학원장 

네 맞습니다. 제일 높아졌죠. 국제수학연맹에서는 회원국가들의 수학회가 1등급에서 5등급까지, 4개입니다. 


1등, 5등이 아니고 제일 낮은 1등급에서 제일 높은 5등급으로 올라가는데, 


이혜정 앵커

5등급이 좋은 건가 봐요?


최재경 / 고등과학원장 

예, 그렇죠. 왜냐하면 5등급은 투표권이 5표고, 1등급 국가는 투표권이 1개 밖에 없습니다.


이혜정 앵커 

등급에 따라 달라요?


최재경 / 고등과학원장 

네, 그렇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1등급에 있다가 5등급으로 오른 게 41년 만에 올랐는데 이렇게 빨리 오른 나라가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마치 경제 압축 성장을 했던 것처럼 수학도 압축 상승했다고 말할 수도 있죠. 


그래서 우리나라 수학 수준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아서 이렇게 5등급으로 올려준 겁니다.


이혜정 앵커 

EBS, 저희 뉴스에서 10년 전만 해도 수학의 '불모지'다 이런 표현을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실제 2014년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 수학자 대회의 슬로건이 늦게 시작한 이들의 꿈과 희망이었습니다. 


한국 수학의 연구 환경, 어떻게 보시나요?


최재경 / 고등과학원장 

등급 오른 것은 알다시피 한국 수학자들의 연구 능력 1980년대부터 급격히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주 좋은 논문들을 많이 쓰고 있고 그래서 논문 편수는 굉장히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편수만을 따져볼 때 한 10위에 속한다고 할까, 그런 정도로 잘 하고 있습니다.

근데 곧 논문의 질, 퀄리티, 그것도 굉장히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양뿐만 아니라 논문의 질도 높아질 걸로 보인다는 말씀이시고요. 


그러면 우리 학교 교육을 한번 볼게요. 


초등학교 4학년만 돼도 벌써부터 수포자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학교의 교육 과정 어떻게 바뀌어 나가야 할까요?


최재경 / 고등과학원장 

우리 학생들 중고등학교 학생 시절에 굉장히 감수성이 예민할 때입니다. 


이렇게 예민할 때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을 정말 좋아하게 되고, 싫어하는 과목은 정말 싫어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감수성이 예민할 때 학생들로 하여금 잘 배우게끔 해야 되는데 그 감수성에도 예술적인 감수성과 과학적인 감수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이과보다 문과적 성향이 강해서 예술적인 감수성은 굉장히 발달돼 있는데 과학적, 논리적 감수성은 그렇게 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만큼 수학, 과학 이런 분야에서 감수성을 측정하는 것, 시험 점수 구간을 계산할 때 좀 서투른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수학 성적 같은 걸 제일 측정할 때 누가 빨리 달리나, 누가 빨리 주어진 문제를 풀 수 있는가, 그것만 측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결국은 그냥 빨리 푸는 그 기술만 습득하려고 해서 결국은 주변에서 선행학습에 치중하게 됩니다. 


선행학습을 하게 되면 그 수학에 대한 재미, 묘미, 그것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수학 선행학습이 우리 교육의 큰 폐해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빨리 푸는 것뿐만이 아니라 정말 붙들고 앉아서 많이 생각하고 푸는 그런 훈련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이 우리 수학 교육이 앞으로 한 발 더 나아가는 그런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원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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