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리위에 신난분들은 윤핵관" VS 이철규 "후안무치"
국민의힘이 6일 이준석 대표를 중심에 두고 반쪽으로 갈라졌다. 이 대표의 성비위 의혹 징계를 다루는 윤리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이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사이 공방전이 벌어졌다. 이 대표는 윤리위의 배후로 윤핵관을 지목했고, 윤핵관 중 한명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이 대표를 우회적으로 겨냥해 “후안무치”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하태경 의원은 이 대표를 지원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윤핵관을 정조준했다. 이 대표는 YTN <뉴스Q>에 출연해 “윤리위를 한다고 하니까 가장 신난 분들은 소위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사람인 것 같다”며 “배 떨어지니까 까마귀들이 합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핵관이라고 지칭되는 사람들은 익명 뒤에 숨어서 당내 분란을 일으키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음에도 자신은 공격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선)승리를 만들어낸 뒤에 6월초에 우크라이나 방문부터 한달째 공격만 (당하고 있다)”며 “윤핵관으로 지칭되는 분들은 본인들 뜻대로 하고 싶어서 당대표를 흔들고, (나에게)당신말을 왜 들어야하냐고 공식석상에서 발언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대선 과정에서 윤핵관들이)자기들이 잘하면 되는데 지지율 떨어지니 (나에 대해) 복귀 안한다고, 탄핵 한다고 협박하고, 복귀해서 (대선)선거를 이겼더니 0.7%포인트차 승리라고 뭐라고 하고, 지선에서 크게 이기니 우크라이나 간 걸로 공격한다”며 “다 국민들이 아는 얘기다. 시리즈물로 이어지는 공격”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대표를 지원했다. 오 시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당은 다양성을 먹고 산다. 이 대표가 물러날 경우 이 다양성이 훼손될 수 밖에 없다”며 “어떤 형태로든 이 대표가 중도 사퇴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당으로서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경찰의 발표도 없이 윤리위에서 자의적으로 임의적으로 징계를 한다면 당이 뒤집힌다”며 “내일 윤리위에서 ‘이건 경찰 기소 여부를 보겠다. 그때 판단하겠다’ 이렇게 결론 내리는 게 현 당헌·당규상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핵관으로 불리는 이철규 의원은 이 대표를 겨냥한 듯한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었다. 이 의원은 전날 SNS에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非路不走), 말 같지 않으면 듣지 말라(非話不聽).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자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라며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서며 남 탓을 해대는 사람을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자라고 한다”고 썼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중립 태도를 유지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독립된 기구이기 때문에 독립된 기구에서 결정이 난 후에 그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저는 맞다고 생각한다”며 “전혀 예측은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되듯이 당에는 최고규범인 당헌이 있다. 당헌당규에 대해서 승복하는 건 누구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윤리위 결정에는 승복해야 한다는 취지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당헌당규상 재심을 허용하니까 재심 청구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박순봉·조문희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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