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리고 붙이고..영화 '기생충' 떠올리게 한 우리은행 직원 '횡령 수법'
김필준 기자 2022. 7. 6. 19:15
공소장에 나온 수법 따라해보니..'기생충'보다 쉬워
위조는 한 번에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씨는 다른 자리로 인사발령이 날 경우 범행이 탄로날까 봐 금융위원회 공문서도 위조했습니다. 전씨가 위조한 문서엔 전씨가 금융위원회 업무에 관여하고 있으니 특정일까지 인사 이동이 없도록 협조를 부탁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JTBC 취재진이 614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우리은행 직원 전모 씨의 공소장을 입수했습니다. 공소장에 적힌 전씨의 범행 수법을 보면, 재학증명서를 위조한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이 연상됩니다.
우리은행 본점의 기업개선부 과장으로 일했던 전씨는 기업 매각에 참여한 이란 가전업체 A사의 계약 보증금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씨는 A사가 우리은행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한 것처럼 사문서를 위조했습니다.
공소장에 나온 대로 전씨의 수법을 재현해봤습니다. 먼저 두 개의 서류를 준비합니다. 하나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A사 대표 직인이 찍힌 사본입니다. 다른 하나는 언제까지 보증금을 돌려달라는 문구를 작성해 출력한 문서입니다. 두 문서를 오려 붙여서 하나로 만들어 복사합니다. 이 문서를 가지고 전씨는 614억을 빼돌릴 수 있었습니다.
위조는 한 번에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씨는 다른 자리로 인사발령이 날 경우 범행이 탄로날까 봐 금융위원회 공문서도 위조했습니다. 전씨가 위조한 문서엔 전씨가 금융위원회 업무에 관여하고 있으니 특정일까지 인사 이동이 없도록 협조를 부탁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검찰은 전씨에 대해 기존의 횡령 혐의 외에 공문서와 사문서 등 총 3건의 위조 혐의를 추가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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