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D-1..이준석·국민의힘 '운명의 날' 앞두고 긴장 속 촉각(종합)

홍지인 2022. 7. 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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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현실화시 李 치명타..'비대위·징검다리전대' 등 시나리오 '당권투쟁 점화'
징계 피하면 기사회생 전망..혁신 드라이브에 친윤 그룹과 본격 주도권 다툼 전망
李 "가장 신난 윤핵관, 무책임한 대포차..이철규 "스스로 파멸·남 탓, 후안무치"
정갑윤 "당 살리기 위한 희생"..일부 원로들, 李 선제적 자진사퇴 권고키도
물 마시는 이준석 대표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첫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2.7.6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류미나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심의·의결할 7일 당 중앙윤리위원회 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윤리위는 이 대표 개인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것은 물론이고 집권 초반 여당 내부 권력 지형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점에서 당 안팎에서는 숨죽인 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6일 현재 이 대표의 징계 여부와 징계 시 수위에 대해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4단계 징계 수위 중에서 '제명'과 '탈당 권유'는 물론이고 최대 3년까지인 '당원권 정지'의 경우도 이 대표의 임기가 내년 6월까지인 점을 고려할 때 일정 기간 이상의 처분이 나오면 대표직을 수행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대표 측은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윤리위의 어떤 징계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만약 징계가 현실로 다가온다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정 공방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대표의 징계 시나리오와 맞물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차기 권력투쟁 및 당권 구도의 향배다.

국민의힘 당헌은 궐위된 당 대표의 잔여 임기가 6개월 이상이면 60일 이내에 임시전당대회를 열게 돼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새 대표 선출 때까지 권한대행을 맡는다.

첫 고위 당정 협의회 참석한 이준석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첫 고위 당정 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여당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한기호 사무총장, 성일종 정책위의장,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이 참석했다. 2022.7.6 kimsdoo@yna.co.kr

단, 새 지도부의 임기는 전임 대표의 잔여 임기까지다. 이 대표가 만약 이번에 징계를 받고 물러난다면 새로 뽑힐 지도부의 임기도 내년 6월에 끝나는 셈이다.

이에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전대를 2번 열어야 한다는 부담을 들어 아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다음 새 지도부가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연말·연초쯤 전대를 여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비대위원장이 마땅찮은데다가 집권 초반 여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부담을 들어 애초 당헌대로 잔여 임기를 수행할 '징검다리 전대'가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징검다리 전대'에서 선출된 새 지도부가 다음 전대에도 출마할 수 있을지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잠재적 당권주자별로 자신들이 처한 여건에 따라 선호하는 시나리오가 엇갈리는 등 셈법이 복잡하게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윤리위가 이 대표를 징계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이 대표 입장에서는 그간 발목을 잡던 이슈에서 벗어나 기사회생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이 대표는 자신이 띄운 혁신위원회를 통해 당 혁신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당내 친윤(親尹) 그룹과는 더욱 뚜렷한 각을 세우면서 본격적인 주도권 다툼에 돌입하리란 관측이 나온다.

'경고' 또는 비교적 단기간의 '당원권 정지' 처분이 나오더라도 이 대표는 불복,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여론전을 강화하리란 전망이다.

고위당정에서 발언하는 이준석 대표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첫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7.6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당 안팎에서는 여전히 이 대표와 윤리위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가운데 원로 그룹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중도 사퇴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정갑윤 상임고문은 이날 오전 이 대표를 만나 사실상 자진 사퇴를 종용했다고 한다.

정 고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다쳐도 안되고 당이 그래도 안되고 정부가 그래도 안되니까 판단을 잘 하시라고 했다"며 "오늘날 당이 있기까지는 당을 살리기 위한 희생도 있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인제 전 의원도 SNS에서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당과 이준석 모두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며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한 조각이라도 남아있다면, 지금 용퇴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YTN에 나와 "아무 절차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지금 남은 주장들은 '제발 당을 위해서 선택을 해달라' 이런 것들밖에 없다"며 "두세 달 동안 때린 다음에 한두 달 지나 보니까 '굉장히 많이 여론에서 비토 받는 것 같아. 너 그러면 책임져야 되는 거 아니야' 이렇게 되면 글쎄요"라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그는 그러면서 "가장 신난 분들은 소위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분들"이라며 "번호판 다 숨기고 남의 번호판 달아서 무책임하게 운전하시는 분들처럼 지금 대포차 같이 정치를 하고 계신 것"이라고 당내 친윤 그룹에 대한 비판을 이어 갔다.

이에 친윤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겨냥해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 말 같지 않으면 듣지 말아라.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자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라며 "세상 사람들은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서며 남 탓을 해대는 사람을 칭해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자라고 한다"고 썼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형태로든 이 대표가 중도 사퇴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당으로서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며 "당은 다양성을 먹고 산다. 이 대표가 물러날 경우 이 다양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이 대표를 감쌌다.

이런 가운데 권성동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 의장 등의 국가재정전략회의 참석으로 7일 최고위 일정이 취소되면서 윤리위 당일 이 대표의 공개 일정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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