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죽지 않게] 일하다 열사병 사망 잇따라..실제 노동 현장은?

박기원 2022. 7. 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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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이른 폭염 속에 작업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2명이 잇따라 열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요즘같이 덥고 습한 날씨에 야외 작업장은 햇볕을 피할 그늘이 없어 온열질환자가 발생할 위험성이 높은데요.

폭염 경보가 내려진 김해의 건설 현장을, 박기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해의 도로공사 현장입니다.

노동자 30여 명이 내리쬐는 햇볕을 피하기 위해 가리개로 얼굴을 감싼 채, 다리 위에서 철근을 조립하고 있습니다.

오전 11시를 조금 넘긴 시각, 도로 바닥 온도는 37도, 습도는 55%까지 올랐습니다.

이날 김해에는 올 들어 처음으로 폭염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탁용준/현장 노동자 : "거의 뭐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를 정도인데. 사람이 움직이면 더 하겠죠. 사우나 간 느낌이랄까요."]

노동자들이 조립하는 철근 온도를 재봤습니다.

46도까지 오릅니다.

대형 선풍기까지 동원됐지만, 열기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강홍구/공사현장 관리자 : "그늘 천막을 설치해서 실제로 작업하시는 분들은 그 안에서 작업할 수 있게끔 하고요. 그런 부분이 없는 경우에는 큰 양산을 설치해서 거기서 쉴 수 있게끔."]

야외 작업장은 햇볕을 막아줄 가림막이 없는 곳이 많아 온열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큽니다.

지난 4일 김해의 공사현장에서는 열사병으로 추정되는 60대 노동자가 숨졌고, 앞서 지난 1일 창녕의 농산물 유통 센터에서는 40대 노동자가 숨진 뒤 열사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산업현장에서 온열질환에 걸린 사람은 182명, 이 가운데 29명이 숨졌습니다.

안전보건규칙상 사업주는 폭염에 직접 노출되는 작업을 할 때 그늘진 장소를 마련하고, 소금과 음료수를 갖춰놔야 합니다.

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 50분 작업 뒤 10분 휴식이 원칙입니다.

열사병을 예방할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김수영/고용노동부 창원지청 근로감독관 : "(노동자가) 사망하지 않더라도 직업성 질병인 열사병으로 3명 이상 판정을 받을 경우에는 이 또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됩니다."]

경남의 온열질환자는 지난 5일 기준 지난해보다 6배 많은 58명으로, 야외 작업장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재희

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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