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TBS 개편' 속도..국민의힘 "김어준 사퇴" 총공세

박준우 기자 2022. 7. 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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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시와 시의회가 본격적인 TBS 개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공정성 논란에 휘말린 TBS에 서울시의 예산 지원을 끊고 독립 언론기관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인데요. 특히 방송인 김어준 씨가 편향 논란의 중심에 서 있죠. 국민의힘은 김씨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내용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3월 16일) : 공장장님도 이제 곧 방 빼지 않겠습니까? (고소·고발은 쌓여가고 있죠. 고소·고발은 쌓여가고 있는데…) 그보다도 이제 거의 공장장님도 별로 효험이 없는 것 같은데요. 여러 가지 문제 제기를 하고 의혹 제기를 하고 해도 이제 뭐 별 효과가 없잖아요. 이제 서서히 그 방 빼실 때가 되셨나.]

지난 대선 이후 국민의힘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란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서 한 말입니다. 진행자 김어준 씨 앞에서 이제 "방 뺄 때가 됐다"고 도발하는 장면인데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던진 이 말이 진짜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TBS를 향한 총공격이 시작된 건데요. 정확히는 김어준 씨가 표적입니다.

[오세훈/서울시장 (서울특별시의회 / 지난해 7월 1일) : 세간에서 TBS가 특히 지금 의원님께서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특정 방송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매우 공정하고 균형 잡힌 시각의 시사 프로그램이다라고 보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지난해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부터 TBS 개편을 벼르고 있었죠. 하지만 그간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서울시의회의 벽에 막혀 번번이 실패했는데요.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이 서울시의회의 다수당이 된 만큼 이제 다시 속도를 낼 생각인가 봅니다. 당장 서울시부터 TBS 압박에 나섰습니다. 서울시는 산하 투자·출연기관의 '자체 조직진단'을 요청했죠. 오 시장의 '서울시 바로 세우기'의 연장선으로 진행된 사안인데요. 특히 TBS에 대해선 조직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강도 높은 구조 개편을 실시할 방침입니다. 오 시장이 공약한 대로 교육방송으로의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세훈/서울시장 (유튜브 'KBS News' / 지난달 8일) : (눈에 띄는 얘기 중에 하나가 TBS 교통방송에서 '교통' 기능을 빼고 '교육'을 넣겠다는 겁니다. 이제 특정 프로그램, 김어준 씨를 겨냥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교통정보를 교통방송으로부터 얻으면서 운전하는 분들은 지금 거의 안 계시죠. 그래서 나온 제안이고요. 더군다나 TBS 교통방송은 독립법인화되어 가지고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그런데도 운영예산은 인건비를 비롯해서 1년에 300억씩 갖다 쓰거든요, 세금으로. 그거는 앞뒤가 안 맞죠.]

여기에 서울시 감사위원회도 TBS 압박에 나섰습니다. 시 감사위원회는 이강택 TBS 대표에게 기관장 경고를 통보했는데요. "TBS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 제재를 많이 받았는데도 후속 대처가 미흡했다"는 이유였습니다. 무엇보다 김어준 씨 등에게 서면 계약 없이 출연료를 지급했단 점을 들어 기관 경고 조치도 내렸습니다. 물론 이강택 대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죠.

[이강택/TBS 대표이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4일) : (대놓고 결국은 타깃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다, 이렇게 보세요?) 예, 그건 뭐 명확하죠, 사실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저는 검수완박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저는 시보완박이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건 뭐예요. 다시 한번.) 시사보도완전박탈. 교육방송화라든지 아니면 재단 폐지라든지 이것의 일관되고 있는 맥락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이제 뭐 한겨레하고 이제 인터뷰를 할 때 그래서 제가 이건 거의 현대판 분서갱유다.]

하지만 서울시의회도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오 시장과 호흡을 맞춰 TBS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데요. 지난 4일 국민의힘 시의원 전원은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 안'을 공동 발의했습니다. 조례안이 통과되면 서울시가 TBS에 매년 약 3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지원할 근거가 없어지게 되는데요. 서울시로부터 재정적으로 완전히 독립한 언론기관으로 활동하라는 취지입니다.

[김현기/서울시의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그리고 자꾸 폐지 조례안이라고 말씀을 하니까 교통방송이 없어지는 걸로 아시는데 교통방송은 재단법인이기 때문에 그대로 존속합니다. 서울시의 간섭을 받지 않고 편성권을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보시면 되는 겁니다.]

말은 독립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돈줄을 끊겠다는 의도인데요. 그간 시민의 세금으로 편파적인 방송을 해왔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김현기/서울시의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최대의 문제점은 아무래도 편향된 방송이 들어 있다는 것이죠. 어쨌든 서울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입니다. 그 방송이 시민의 욕구와 요구에 부합해야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간다면 개선이 필요하죠.]

TBS 측은 '독립'이라 쓰고 '추방'이라고 읽는다는 입장인데요.

[이강택/TBS 대표이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4일) : 비유해서 말씀드리자면 보육원에서 지금 이제 청소년이 있는데 아직 혼자 먹고 살 수 있는 어떤 기반이 조성이 안 돼 있을 경우에는 기능도 가르치고 재원도 마련해 주고 이렇게 해갖고 내보내잖아요, 보통 그렇게. 근데 갑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말 안 들었다고 그냥 확 중간에 추방하는 거하고 똑같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TBS에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공개적으로 김어준 씨의 퇴출을 요구했는데요.

[박성중/국민의힘 의원 (어제) : 새 정부,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김어준 씨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 관련 통계를 소개하면서 서울 지역 반대 여론이 39%임에도 이를 60%가 넘는다고 심각한 왜곡 방송을 했음에도 이를 권고에 그치는 경징계를 했습니다. 김어준 씨는 하루빨리 사퇴할 것을 촉구합니다.]

불똥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까지 튀었습니다. 방심위가 TBS와 김어준 씨에 대해 적절한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방송심의위원회가 '뉴스공장'을 운영하는 김어준의 그런 과장·허위·날조 보도에 대해서 솜방망이 지금 징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방심위가 편파 판정을 했는지 정밀 조사를 벌이겠다고 으름장도 놨습니다. 만일 김어준 씨를 봐준 정황이 드러나면 업무방해로 법적 조치까지 예고했습니다.

사실 국민의힘이 굳이 나서지 않아도 이미 TBS는 고발을 당한 상태죠. 시민단체들이 먼저 움직였는데요. 앞서 서민민생대책위원회란 시민단체가 TBS 유선영 이사장과 이강택 대표를 경찰에 고발했죠. 직무 유기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입니다. 진행자 김어준 씨가 지난 대선 때 균형을 잃고 일방적으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편만 들었다는 이유인데요. 김씨가 방송에서 대놓고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벗겨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겁니다.

[김어준/방송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해 10월 5일) : (왜 추가 이익을 환수하지 못했냐 이런 제목으로 기사들이 나오고 있죠?) 그렇죠. 근데 이렇게 말을 하려면 이 대장동보다 훨씬 성공적인 사례를 가져와야죠. 그런 기사가 있습니까? 그런 기사가 있을 수가 없어요. 이렇게 이 정도 규모로 성공한 최초의 케이스면 칭찬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저는 그렇게 보여요. 이 처음, 지금 민간이 더 많은 이익을 가져온 것처럼 보도를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김씨는 개인 유튜브 방송에서는 아예 이재명 후보 공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었는데요.

[김어준/방송인 (유튜브 '딴지방송국' / 지난해 10월 22일) : 그래서 이재명이 우리 사회의 플랫폼이 될 자격이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부터는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돼. 이재명은 혼자서 여기까지 왔거든.]

해당 시민단체는 이강택 대표 등이 이런 김씨의 편파성을 알고도 그냥 방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표 딴에는 억울한 부분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뉴스공장에 대한 세간의 평가 역시 정쟁 때문에 편파적인 면이 있다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이강택/TBS 대표이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4일) :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너무 편파적인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을 하는데 이건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저는 뭐 그렇게 볼 수 있는 부분도 전혀 없진 않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까지 우리 학계에서도 그렇고 우리 사회에서 '뉴스공장'에 대해 갖고 제대로 된 평가가 한 번도 내려져 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사실은 거의 정쟁 속에서 그냥 이렇게 돼 있었던 거잖아요.]

자, 오늘은 TBS와 김어준 씨를 향한 전방위 압박 양상을 살펴봤습니다. 정작 TBS를 둘러싼 공정성 시비의 중심에 선 김씨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진 않고 있죠. 공장장이란 직책을 쉬이 내려놓을 생각은 없는 것 같은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김어준 씨의 바람으로 대신하겠습니다.

[김어준/방송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3월 16일) : 오세훈 시장도 해보시려고 했었는데 잘 안됐잖아요. 쉽지는 않을 거예요. (아니, 제가 공장장님을 놀려야 되는데 공수가 바뀌어 가지고. 아니, 그렇게 노력했는데 선거도 지고 그랬으면 이제 자진해서 좀 거취를 결정하셔야지.) 제가? (예.) 저는 앞으로 20년 더 할 생각입니다. (글쎄요. 안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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