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D-1, 이준석 "손절 아닌 익절"..윤심에 호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징계를 논의하는 윤리위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대표는 방금까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윤리위가 열리자 "제일 신난 분들이 윤핵관"이라면서 다시금 '윤핵관'을 저격했는데요. 이 대표는 본인에 대한 징계가 '손절이 아닌 익절'이라는 알쏭달쏭한 말도 남겼습니다. 과연 내일(7일) 어떤 결론이 나올까요?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시인이 되고 싶었던 수학자,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교수 이야기가 너무 감동적이어서요. 어제 오늘 여러 인터뷰 기사를 찾아봤습니다. 허 교수가 추천한 데이비드 화이트 시인의 책도 주문했는데요. 수학은 멀리한 지가 좀 돼서, 나름 국문학도로서 오랜만에 시심(詩心)을 되살려볼까 합니다. 그런데 요즘 시심을 되새기게 하는 정치인도 있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은유적인 표현을 구사하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입니다. '간장 한 사발' 같은 표현이나 '동시에 흰머리 세 가닥' 같은 게시물이 대표적입니다. 이번에도 "손절이 웬말이냐. 익절이지"라는 하이쿠, 즉 한 줄짜리 시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손절과 익절, 둘 다 국어사전에는 없는 말이지만요. 주식 투자 등에서 손절은 손해를 감수하고 팔다, 익절은 이익을 보고 팔다 라는 뜻의 경제용어로 활용됩니다. 이 대표, 최근 박성민 당 대표 비서실장이 사퇴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이준석 손절설'이 나왔었는데 만약 정말 윤 대통령과 절연이 된다면 그건 손해가 아니라 이익을 본 후라고 말한 겁니다. 거칠게 말하면 이런 얘기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달 13일) : 지금까지 제가 1년 동안 선거 서포트 해서 또 선거 두 개 이겼으면 됐지 않습니까.]
하루 앞으로 다가온 윤리위, 정회원 분들은 어떤 결과를 예측하시나요.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징계 가능성을 확신했습니다. "손절이 아니라 익절"이란 이 대표의 글을 반박하면서 "'이준석 주'가 익절이란 말은 엄청난 착각이다", "내일 윤리위날은 '허접한 이준석 주식이 여의도에서 상장 폐지 되는 날"이라고 쓴 겁니다. 징계가 내려지더라도 이 대표가 순순히 승복하지 않을 거란 관측도 나왔는데요. 이언주 전 의원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이언주/전 국민의힘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윤리위에서 나는 결론을 이준석 대표가 그대로 수용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기 때문에 제가 볼 때 거기에 대한 어떤 반격의 준비, 이런 것들 좀 하고 있을 것 같다.]
반면, 결론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지금과 비슷하게 이 대표가 궁지에 몰린 적 있었죠. 바로 올해 초, '윤핵관'과의 갈등으로 초유의 당무 거부를 하고, 의원총회에서 '당 대표 탄핵'까지 논의됐을 땐데요. 당시 이 대표는 극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포옹하며 갈등을 봉합했습니다. 이 대표의 의원총회 연설이 분위기를 바꿔놨다고 하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1월 6일) : 제 책임을 방기한 것에 대해서 사과드리겠습니다. 지난 2주간에, 지난 3주간에 이준석 대책위원회라고 제가 조소적으로 표현한 그 활동 또한 옳은 건 아니었습니다. 지금 본질은 이준석의 사과와 반성을 시작으로 해서 젊은 세대가 다시 우리 당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이준석 대표가 직접 윤리위에 직접 출석을 해서 해명할 기회가 있죠. 결론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겁니다.
[최형두/국민의힘 의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이준석 대표는 이것을 전체 공개적으로 하자라는 걸 보면 그런 분야에서 본인이 석명해서 윤리위에 대해서 이걸 당당하게 해명하겠다. 말을 하겠다. 이런 입장에 있는 것 같으니까 8일 결론을 서둘러 예단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윤리위 결과를 하루 앞둔 이 대표는 오늘, 뭘 했을까요.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소위 '윤핵관'을 분리하는 전략을 견지해 온 이 대표, 오늘은 윤석열 정부들어 첫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했습니다. 대선 공약 중에 지켜지지 않은 부분들을 지적하면서 정부여당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윤석열 정부에서 앞으로 꾸준히 공정한 경쟁의 가치를 내세우기 위해서는 정권 초에 무엇보다 그를 보완할 수 있는 고른 기회를 만드는 것에 치중해야 된다. 앞으로 당정이 힘을 합쳐서 치열한 메시지전을 해야 될 것으로…]
이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 지지율 문제를 20일이면 해결할 자신이 있다"고도 말했죠. 당 대표로서의 역할 계속 하겠다, 윤 대통령을 향해 어필하는 듯 한데요.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높은 데드크로스를 이룬 모습입니다. 오늘 자 알앤서치 조사에선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10%p넘게 높았는데요. 특히 40대는 물론이고, 20대 부정 평가가 60% 를 넘은 점이 눈에 띕니다. 이 대표는, 본인이 당 대표에서 물러나게 되면 2030 지지층의 후폭풍이 있을 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이번에는 젊은 지지층이 누차 얘기하는 것이 '어떤 일이 발생해도 당을 지켜야 된다. 당을 지켜가지고 대신, 대신 이런 것을 바로잡아야 된다'라는 취지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지금부턴 이 대표를 향한 공격들 살펴보겠습니다. 이 대표를 옥죄는 한 축, 바로 '윤핵관', 윤석열 핵심 관계자 입니다. 이 대표는 본인을 향한 공격이, '윤핵관' 쪽에서 나오는 건 명백하다면서 '윤핵관'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죠. 윤리위 결과와 '윤핵관'의 관계, '까마귀 날았는데 배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윤리위와 관계없이 어쨌든 소위 윤핵관이라고 하는 세력 쪽에서 들어오는 게 명백하지 않습니까. 연관관계는 제가 전혀 파악하지 못했습니다만 이런 거죠. 까마귀가 날았는데 배가 떨어졌어요.]
그런데 '윤핵관'들의 입장도 각자 조금씩 다른데요. 이번 윤리위 결과에 따라 누가 진짜 윤핵관인지 드러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윤리위 결과를 맞추는 사람이 진짜 '윤핵관'이란 주장입니다.
[최민희/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누가 진짜 윤핵관인지가 이번 윤리위 결정, 이후 과정에서 드러날 것 같습니다. 우선 어제부로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런 말을 했어요. 신속하게보다는 정확하게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냈습니다. 그런데 또 윤핵관의 일부는 굉장히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 전 의원의 말 처럼, 권성동 원내대표는 신속보단 정확이 중요하다고 했는데요. 무리한 결론을 내지 말아야한단 메시지로 읽혔습니다. 이 발언엔 원내대표직을 끝내고 내년쯤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권 원내대표의 상황이 배경에 깔렸단 분석이 나왔는데, 오늘은 "이 대표의 징계와 관련해 대통령과 대화해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결론을 빨리 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확하게 내는 것이 중요하죠. 신속 정확이 최선인데 신속보다는 정확이 더 저는 우선순위에 있다. 이렇게 보고…]
대표적인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지만요. 대신 강경한 메시지를 내고 있는 사람들이 신흥 '윤핵관'으로 불리고 있죠. 그제 최고위 참석을 보이콧 한 배현진 의원은 " '안 했다. 물의빚어 송구하다' 이 열자의 말을 했다면 간단히 해결됐을 일"이라고 쓰는가 하면 이철규 의원은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서며 남 탓을 해대는 사람을 후안무치한 자라고 한다"고 썼습니다. 김정재 의원은 수사 상황이 아닌 '정황증거'만으로도 윤리위가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재/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어제) : 여기는 법적 판단을 하는 데가 아니라 윤리적 부분에서 판단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정치적 상황이나 또는 어떤 이번 성상납 의혹과 관련된 정황적인 증거들이 제대로 모아지면 그걸 토대로 아마 윤리적 차원에서 평가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윤핵관들 움직임 좀 더 지켜보도록 하고요. 이 대표를 옥죄는 다른 한 축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 측입니다. 김 대표는 이 대표에게 '성 상납'을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죠. 내일 윤리위까지 수사 결과가 나오긴 어려운 상황이지만, 김 대표 측은 연일 경찰에 진술한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 대표를 곤란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와는 '박근혜 시계' 제공관련 진실 공방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김 대표는 윤리위에 직접 출석해 관련 내용을 밝힐 의사도 있다고 합니다.
[김소연/'성상납' 제공 의혹 김성진 측 변호사 (어제) : 오늘 진술은 8월 15일에 메기구이 집까지 했습니다. 이준석이 알 거예요. 메기구이 집이 역사적인 장소더라고요. 그래서 진술이 너무 구체적이고 너무 생생해서 많이 나가기가 어려웠고 그리고 그 이전에 있었던 양주 마셨던 자리에서 동석했던 여성들 사진도 제시받았고요.]
이 대표는 김성진 대표 측 김소연 변호사의 정치 성향을 문제 삼았는데요. 대전 지역에 출마한 적이 있는 김 변호사는 이 대표를 공개적으로 저격하는 글을 올리고 있죠. 이 대표는 '성 상납' 의혹을 처음 제기한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와 김 변호사가 특수관계라면서 김 변호사의 주장에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워낙 유명한 분이라서 제가 말을 안 보태도 될 것 같습니다만 가로세로연구소라고 하는 방송에 많이 출연했고 굉장히 격한 발언들 많이 하셨던 것들이 기억나는데 그런 관계였다.]
김 변호사 역시 가세연, 그리고 강용석 변호사와의 친분을 인정했는데요. 이 대표를 향해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김소연/'성상납' 제공 의혹 김성진 측 변호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저는 이준석한테 꼭 얘기하고 싶은 게 저보고 강용석 자꾸 일부러 강용석 프레임 씌우려고. 강용석이랑 친하면 무슨 큰일 나나요. 강 변호사님 이준석보다는 낫지. 근데 성상납 받는 것보다는 낫죠. 와이프랑 잘 지내는데.]
내일 윤리위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에선 거의 전운이 감도는 분위기인데요. 징계가 내려질 경우는 물론이고, 징계가 내려지지 않거나 연기가 되더라도 당분간 국민의힘 상황 시끄러울 듯 합니다. 정부 여당의 지지율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미칠 듯 한데요. 관련 소식 내일 전해드립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윤리위 D-1, 이준석 "손절 아닌 익절"…윤심에 호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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