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까마귀 날자 배? 사라진 '불법 논란' 개인사업자 주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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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10대(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다올·모아·상상인·OSB) 저축은행 중 한 곳인 A저축은행은 지난 5월부터 개인 사업자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취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포함한 총 여신 규모 제한 속 더이상 이 대출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불법적 사업자 주담대' 경고 전에 결정된 사안으로 단속 강화와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설명은 이렇게 했지만 최근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업계의 편법 개인사업자 주택담보대출 단속을 강화함에 따라 '불똥' 요인을 원천 차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A 저축은행은 2019년 17억원에 불과했던 개인사업자 주담대 잔액을 지난해 7월 기준 약 3400억원으로 200배 넘게 불린 바 있습니다.
A저축은행과 같은 그룹인 B저축은행도 마찬가지로 지난 5월부터 개인사업자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저축은행도 2019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기간 1600억원 규모까지 12배 가까이 잔액을 늘렸던 곳입니다.
'풍선효과' 사업자 주담대 늘리던 저축銀 '줄일 타임'?
지난달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저축은행의 주택담보 사업자 대출은 3월 말 기준 12조 4000억원으로 2019년말 5조 7000억원보다 117%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중은행에 대한 대출 규제 강화 움직임에 따른 '풍선효과'로 저축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것입니다.
특히 올해 사업자 주담대에서 개인사업자가 10조 3000억원을 차지해 그 비중은 83.1%에 달했습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 풍선효과로 제2금융권의 대출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제한을 받지 않는 '개인 사업자 주담대'는 저축은행업계의 좋은 먹거리로 여겨졌습니다.
문제는 급증한 개인사업자 주담대 중 서류 위변조 등을 통한 작업대출 등 이른바 '무늬만' 개인사업자 대출도 다수 이뤄진 점입니다.
이에 금감원은 저축은행과 대출모집인을 상대로 현장검사를 벌여 사업자 주담대 취급의 적정성 등을 중점적으로 검사 중입니다.
금감원장 8일 저축은행 CEO 만남…불법적 행태 지적 가능성
업계 상황을 취재해보니 10대 저축은행 중 A사를 제외하고는 개인사업자 주담대 상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곳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상 실수요자의 불만이 커질 것을 우려해 가시적으로 상품 취급을 아예 안 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시장 위축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에서 PF, 취약차주 리스크를 비롯해 주담대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며 "업체별로 더 까다롭게 심사를 하거나 관련 상품 취급을 줄이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실 위험이 높아진다고 판단되면 저축은행 스스로도 대손충당금을 늘리게 된다"며 "이 경우 수익성이 줄어 업계는 의도적으로 사업자 주담대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규제를 강화하게 되면 정상적인 대출 받으려는 분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오는 8일 저축은행 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리스크 관리 강화를 강조할 예정입니다.
특히 저축은행 업계의 불법적인 사업자 주택담보대출 행태에 대한 지적이 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칼잡이' 출신 이복현 금감원장의 '이자장사' 말 한마디에 최근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줄줄이 내렸습니다. 이 원장이 내보내는 '꼼꼼한 심사' 시그널은 저축은행 업계에 '알아서 줄여라'로 인식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간담회 이후 저축은행 업계의 반응을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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