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ENG, 사우디서 '오일달러' 캐낸다

아람코 신규사업에 독점적 지위
설계·조달 파트너기업 최종선정
국내건설 '제2 중동 붐'에 주목

현대건설 윤영준 사장과 아람코 압둘카림 알 감디 부사장이 본 협약 체결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신규 사업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확보했다.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시장 '건설 붐'을 다시 이끌게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아람코에서 추진하는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나맛'(Namaat·아랍어로 상생을 의미)의 건설 설계·조달·시공(EPC) 파트너 기업에 최종 선정돼 향후 아람코에서 발주하는 석유·화학 관련 신사업들에서 수의계약과 입찰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본 협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전날인 5일 사우디 다란 아람코 본사에서 각각 진행된 협약식에는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사장과 각 현지 협력사 회장,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과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는 지속가능성, 기술, 산업·에너지서비스, 첨단 소재 등 나맛 프로그램 4개 분야의 핵심 과제를 수행할 파트너 기업들과 지난해 9월 양해각서(MOU)를 맺은 데 이어 약 10개월 만에 본 협약을 체결했다.

신사업에 대한 독점적 지위는 아람코가 세계 유수의 건설사 가운데 소수에게만 부여되는 것으로, 그간 두 회사가 사우디에서 수행한 사업에 대한 역량과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성공적 사업 수행을 위해 각각 사우디 협력사인 RTCC, ARPIC와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들 합작법인은 아람코에서 발주하는 주요 사업을 수행하고 사우디 현지 EPC업체 육성과 기술 전수, 현지 인력 채용 확대를 통한 고용 창출로 사우디의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양사는 설명했다.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이자 국영 기업인 사우디 아람코는 세계 최대 발주처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달러가 풍부해진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지역의 건설 발주도 본격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은 "아람코로부터 독점적 지위를 확보함에 따라 중동 붐을 재현할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라면서 "사우디를 필두로 중동 건설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며 본격적인 해외 수주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 시장에서의 경험과 발주처·협력사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사우디에서의 입지를 더욱 굳히겠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