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더' 강하늘은 왜? 김상호는 왜?..'왜?'에 묻힌 서스펜스 [김재동의 나무와 숲]

김재동 2022. 7. 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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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재동 객원기자] 교도소, 포커, 폭력, 복수, 암투.. 시청자의 호기심을 끌만한 선정적 요소는 모두 갖췄다. 시의적절한 반전도 있고 스토리 전개는 박진감 있다. 주인공은 무려 영화 ‘청년경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강하늘이다. 그런데 집중이 안된다.

JTBC 수목드라마 ‘인사이더’(문만세 극본, 민연홍 연출) 이야기다. 왜일까? 개인적으로는 역시 1화부터 제기된 ‘왜(Why)’의 문제인 것 같다.

주인공 김요한(강하늘 분)은 사법연수생으로 검사시보 신분이다. 그런 요한에게 아버지의 옛 동료이자 삼촌처럼 지내온 사법연수원장 노영국(유재명 분)과 북부지검 부장검사 목진형(김상호 분)이 언더커버 수사를 제의해 온다.

그들이 제의한 수사의 목적은 부패수사청 설립을 반대하는 대검중수부장 홍상욱(박성근 분)과 중앙지검 금융조세 조사2부장 윤병욱(허성태 분) 라인의 제거. 그를 위해 그들이 뒷배를 봐주는 양준(허동원 분)·양화(정만식 분)에게 치명타를 가해 그들 두 형제로 하여금 홍상욱과 윤병욱이 스폰서 검사임을 드러내도록 하자는 계획이다.

플랜 A는 양준이 낄 것으로 예정된 불법 도박장 급습이다. 목진형은 요한에게 홍상욱의 아들이자 요한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홍재선(강신효 분)이 양준과 도박을 자주한다고 알려주며 홍재선과 도박친구가 돼 양준이 끼면 문자 한통 날려줄 것을 요구한다.

요한은 위장잠입수사가 불법임을 알면서도 이에 동의, 사찰 불법도박에 가담하고 문자를 날렸지만 경찰의 급습 전 양준과 홍재선, 오수연(이유영 분) 등 몇몇은 미리 도주한다.

양준 검거에 실패한 목진형은 재차 요한에게 플랜 B를 제시한다. 즉 양준이 마카오에 갈 때마다 그를 수행했던 이태광(한성수 분)과 접선해 그가 가지고 있는 양준의 도박 동영상을 확보하란 것이다. 이태광은 그 동영상을 가지고 양준에게 딜을 걸었다가 성주교도소에 수감돼 있는데 대검중수부의 입김 탓인지 접견도 안되는 상황. 결국 요한이 재소자 신분으로 수감돼 이태광을 찾아 동영상을 확보해야 된다는 것이다.

좀 더 심각해진 상황을 맞아 결정을 유보한 요한은 그의 제보로 털린 불법도박장 사장 조해도(한재영 분)의 습격을 받아 고문까지 받는다. 조해도는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 신달수(예수정 분)의 슈퍼까지 위협한다.

결국 요한은 위장수사에서 발을 빼기로 결정하지만 뒤미처 괴한의 습격에 노영국이 살해당하는 비극을 맞고 목진형의 계획에 따르기로 한다.

검사시보는 검사가 아닌 사법연수생이다. 안정된 신분이 결코 아니다. 이제 곧 대한민국 검사란 사법기관이 될 중차대한 순간이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된다. 그런데 위장잠입수사? 불법임을 알면서도? 게다가 죽은 아버지 원수도 아니고 신입 검사에겐 뜬구름 잡는 검찰 헤게모니 싸움을 위해? 아버지의 마지막 말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으니까.”라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도박장에 집문서는 왜 들고 갔을까? 유일한 가족 할머니와의 보금자리다. 성공할지 어떨지 모르는 양준 검거를 위해 집문서까지 맡기고 도박할 작정이란 설정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과장됐다.

또 도박장 사장은 그 무수한 도박꾼들 틈에서 대뜸 제보자를 요한으로 특정했다. 생이빨 뽑히는 고문도 당하고 할머니와 집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다. 내부정보가 새고있는 정황이 분명하다. 근데 아무도 문제제기를 안한다. 노영국이 요한에게 “아프냐?” 묻는 정도로 넘어간다.

그리고 쟁쟁한 검찰 고위직인 사법연수원장 노영국마저 살해당했다. 거대한 마수의 실체가 체감되는 순간이다. 과연 그 위험한 순간 요한은 혼자 남은 할머니를 외면하고 그 죽음에 분노해 교도소행을 택하는 것이 마땅한가? 목진형만 믿고?

게다가 요한은 정의롭지 않다. 부패수사청의 필요성을 내면화하지도 못한 채 주변 말만 듣고 불법임을 알면서도 위장잠입수사에 동참했다. 또 목진형이 현실에서도 커다란 사회문제를 일으켰던 사찰기관 사직동팀이 건재하며 자신이 그 소속임을 밝혔는데도 이의제기를 않는다. “사람이 중한가? 정보만 살아있으면 되지!”하는데도 묵묵부답이다. 불구대천의 원수를 응징할 목적이라도 있으면 모르겠다. 그도 아닌데 법정의 구현에 막 뛰어든 사법연수생이 너무 당연하다는 듯 듣고 넘긴다.

그렇게 주인공의 동기박약은 주인공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스토리의 개연성을 흐트려뜨렸다.

목진형 캐릭터는 어떤가? 정의로운 척은 혼자 다하다가 윤병욱(허성태 분)이 김요한의 실체를 알아채자 마자 사직동팀으로 달려가 요한의 기록을 삭제한다. 명줄이 소중하고 출세를 소망하면 윤병욱에 붙는 게 맞다. 가면괴한에게 습격을 당하고는 친형처럼 지내던 노영국에게 경고전화는 왜 안걸었을까? 이에 대한 설명도 없다. 검사 주제에 신달수의 사체를 발견하고는 감식반도 안부르고 저 혼자 옮기는 것은 또 무슨 경우인가? "그 동영상 찍은 놈이 누구인지 몰라도 너하고 나하고 이간질시키는 거야"라는 말에 그냥 넘어가는 요한은 또 뭐고.

드라마 ‘인사이더’의 서스펜스는 인정한다. 그 서스펜스가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심리적 개연성의 부재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인사이더’측은 6일 방영되는 9화부터 2막이라며 관전포인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박진감 넘친 드라마가 2막에선 호응할만한 스토리를 전개해주기 바란다.

/zait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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