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전 차관에 징역 1년 구형
술에 취해 운전 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에게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재판장 조승우) 심리로 6일 열린 이 전 차관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증거인멸교사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객관적 진실을 추구해야 할 변호사임에도 본인의 허물을 벗기 위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르러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그러면서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영상 삭제와 허위 진술을 요청한 것은 형사처벌을 회피하려는 의도에서 이뤄진 일련의 행위로 피고인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는 명백하게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차관의 변호인은 “운전자 폭행 혐의에 대해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도 “정치적 논란이 있는 지위라는 이유로 지나치게 무거운 처벌이 내려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차관이 술에 취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던 데다 폭행 정도도 매우 경미했다고 주장했다.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삭제달라고 택시기사에게 요구한 데 대해서도 유포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일 뿐 증거를 인멸할 의도가 없었고 택시기사가 삭제한 동영상은 원본이 아닌 사본에 불과해 증거인멸로 볼 수도 없다고 했다.
이 전 차관은 최후진술에서 “참 부끄럽다”며 “제 불찰로 시작된 일로 많은 분들이 고통을 받아 송구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 전 차관은 2020년 11월 서울 서초구 아파트 단지 앞에서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목적지를 묻는 택시기사의 멱살을 움켜잡고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택시기사와 합의한 후 기사에게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를 삭제해달라고 요구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당시 최초 신고를 접수한 서초경찰서는 택시기사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며 이 전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이후 ‘봐주기 논란’이 일면서 이 전 차관 사건을 담당했던 A 전 경사는 허위공문서 작성·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직무 유기) 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날 A씨에 대해선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할 경찰 수사관으로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A씨는 최후변론에서 “어떤 부당한 청탁이나 외압을 받았거나, 사적 이익을 위해 사건을 처리하지 않았다”며 “당시 다툼이 없고, 합의까지 마친 사건에서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압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뿐”이라고 했다.
선고공판은 내달 25일 열린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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