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넥슨 '확률 조작' 칼 겨눈 공정위..엔씨·넷마블 "나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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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산업 막전막후 시간에는 지난해 게임업계를 달궜던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짚어보겠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게임업계 맏형인 넥슨코리아 본사 현장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정위는 곧 제재 절차에 돌입할 예정인데, 이번 조사 배경과 이후 절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내용 취재한 강산 기자가 상황 정리했습니다.
[기자]
공정위 전자거래과 조사관들은 지난달 14일에서 17일까지 총 나흘간 넥슨코리아 판교 현장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공정위는 넥슨이 확률형, 즉 뽑기 아이템의 획득 확률을 조작한 혐의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속 캐릭터를 꾸미거나 능력을 키우는데 필요한 장비인 아이템을 무작위로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서 저희 SBS Biz는 지난해 2월 넥슨의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을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지난해 3월 하태경 의원은 '확률 장사 5대 악덕 게임'을 규정하고 게임업체들이 게임 아이템 '확률' 조작을 했다는 의혹으로 공정위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해당 게임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마비노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넷마블 '모두의마블' 등입니다.
[앵커]
공정위가 일단 넥슨을 겨냥한 건데요.
어떤 게임을 조사 중인지 관심이 컸는데, 이게 밝혀졌다고요?
[기자]
네, 취재 결과 넥슨의 대표 MMORPG 게임 '메이플스토리'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정위는 메이플스토리 게임 속 캐릭터 강화 아이템에 대한 '확률 조작' 문제 관련, 즉 '전자상거래법' 위법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데요.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게임회사가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아이템 제공 확률을 과장하거나 기만적으로 소비자를 유인할 경우 제재 대상이 된다고 규정합니다.
공정위는 지난해 4월에도 넥슨코리아 판교 현장 조사에 나선 바 있습니다.
첫 조사 약 1년 2개월 만에 자료 입증을 위해 공정위가 추가 실태 파악에 나선 셈입니다.
공정위는 조만간 위법성 조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의 공소장격인 심사보고서를 넥슨 측에 발송할 계획으로 전해졌습니다.
공정위는 다만 조사 관련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럼 넥슨은 현재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넥슨은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관련해 "이용자를 위한 투명한 정보 공개라는 원칙 아래 유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발전된 서비스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확률 조작 논란 등 공정위 조사에 대해선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며,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공정위는 올 하반기 넥슨코리아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넥슨이 조사 내용에 대한 입장과 사실 표명을 공정위 측에 전달하고, 이후 전원회의에서 제재여부와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업계 1위를 먼저 들여다보고 있는데, 아까 5대 악덕게임에 같이 속했던 업체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겠는데요?
[기자]
네, 흔히 3N으로 불릴 만큼 넥슨과 함께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대표 게임기업인데요.
지난해 2월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처음 제기된 게임은 넥슨이 아닌 엔씨소프트였습니다.
엔씨의 모바일게임 '리니지2M'에서 특정 아이템을 뽑는 확률을 알 수 없어 게임 업계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논란이 재점화됐습니다.
엔씨 측은 현재는 아이템 모두 확률이 공개되도록 개선이 됐고, 또 확률 조작은 없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등 넥슨 조사 이후 다른 게임업체로까지 조사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위정현 / 한국게임학회장 : 확률 조작 등을 처벌하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있지만, 그 이전에 공정위가 확률 조작을 처벌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는 점이 게임회사에서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겠죠.)]
[앵커]
게임 업계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그동안 계속돼 왔죠?
[기자]
기존의 확률형 아이템에 기반한 사업모델 자체가 '수익성'과도 연관이 있는 만큼 3N을 비롯해 다양한 게임에서 '확률', 즉 뽑기 방식을 운영해왔는데요.
유저들 사이에서 '더 돈을 써야 게임을 이긴다'는 논리가 생겼고, 결국 지난해 초부터 트럭시위 등을 통해 문제가 터진 겁니다.
넷마블, 넥슨 게임 유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저들의 적극적인 의견 표출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지난 2018년 공정위는 넥슨에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물린 적 있습니다.
넥슨 '서든어택'의 퍼즐형 확률형 아이템 확률 표기가 불명확한 점이 문제가 됐는데, 당시 공정위는 넥슨에 과태료 550만 원과 과징금 9억 39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논란이 되는 확률형 아이템 조작 문제 역시 소비자 기만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되면 당시와 비슷한 수억 원대 이상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앵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었죠?
[기자]
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게임업계의 불공정을 해소하기 위해 게임사 '확률형 아이템' 정보의 완전 공개와 처벌을 공약한 바 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 (지난 1월 12일)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완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불공정 확률로) 게이머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줬습니다.]
이번 공정위 제재 여부와 함께, 확률형 아이템 공시 등의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의 본격적인 논의가 올해 시작될지도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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