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송골매가 전설인지" ..엑소 수호X잔나비 최정훈, 세대를 뛰어넘은 리메이크 [MD현장](종합)

2022. 7. 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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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그룹 엑소 수호와 그룹사운드 잔나비 최정훈이 38년 만에 뭉친 송골매와 만났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메세나폴리스 신한 플레이 스퀘어에서 송골매 전국 투어 콘서트 '열망(熱望)'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송골매 배철수, 구창모를 비롯해 송골매 리메이크 음원 프로젝트에 참여한 엑소 수호, 잔나비 최정훈이 참석했다.

송골매는 오는 9월 11,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KSPO)돔에서 전국투어 콘서트 '열망(熱望)'을 개최한다. 배철수와 구창모가 약 40년 만에 함께 무대를 장식하며, 당대 송골매의 역대급 히트곡을 모두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송골매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세대들에게 가슴속 청춘의 '열망(熱望)'을 다시 꺼내게 할 전망이다.


또한 후배 뮤지션 그룹 엑소 수호, 그룹사운드 잔나비와 함께 리메이크 음원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1980년대 발표된 송골매의 명곡들을 두 뮤지션만의 음악적 감수성을 담아 재해석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원곡을 기억하는 송골매의 동세대에게는 추억을, 지금 세대에게는 신선한 음악으로 다가가 세대 간 장벽을 허물며 폭넓은 음악 마니아층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솔로 앨범 '자화상', '그레이 수트(Grey Suit)'를 통해 밴드 사운드를 선보이고 있는 수호는 1980년대 최고 인기 록밴드로 송골매를 각인시킨 '모두 다 사랑하리'의 리메이크를 맡았다. 여기에 K팝의 히트메이커 켄지(KENZIE)가 편곡에 참여해 원곡의 록 발라드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모던한 사운드를 담는다.

잔나비는 1979년 발매된 송골매 1집 타이틀곡 '세상만사'를 독보적인 감수성을 담은 사운드로 리메이크해 선보일 예정이다. 송골매의 한국적인 록 사운드에 잔나비만의 특별한 음색을 더해 완벽한 원곡의 재해석을 노린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수호와 최정훈은 리메이크 음원을 라이브로 열창했다. 수호는 "부모님께서 송골매 선생님의 팬이시기 때문에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모두 다 사랑하리'의 서정적인 감성이 나랑 맞는 것도 있지만 엑소의 팀 구호가 '사랑하자'다. 사랑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모두 다 사랑한다는 박애주의적 표현들이 너무 좋아서 이 곡을 선택하게 됐다"며 "다시 한번 계속 들어도, 명곡은 수십 년이 들어도 명곡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리메이크할까 켄지 작가님과 깊은 고민을 하고 오래 생각했다. 최선을 다해서 음악을 만들고 작가님께서 만들어주신 음악에 잘 불러봤다. 송골매 선배님들의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불렀다. 많이 사랑해달라"며 당부했다.

마이크를 쥔 수호는 "선배님들이 지금 내 무대를 보고 계신다니 더 떨린다. 팬 분들한테 불러드리는 게 아닌 송골매 선생님들한테 내가 선물해드린다는 마음으로, 축하드린다는 마음으로. '모두 다 사랑하리' 불러드리겠다"며 떨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수호는 아름다운 미성의 '모두 다 사랑하리'를 열창해 감탄을 자아냈다.


다음으로 무대에 오른 최정훈은 "옛날 음악을 많이 좋아해서 송골매는 나에게 더 전설이다. 또 송골매는 밴드 음악의 전설이다.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뮤지션을 물으면 송골매를 이야기했다"며 "송골매의 무대를 내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차오르는데 이렇게 리메이크에 참여를 하게 돼서 정말 정말 영광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리메이크한 곡은 '세상만사'라는 노래다. 어렸을 때부터 이 노래를 항상 달고 살았다. 일이 잘 안 풀리면 혼자 콧노래로 '세상만사 모든 일이 뜻대로'라고 부르면서 웃으며 넘어갔던 일이 있다"며 "이렇게 각 잡고 리메이크를 하게 되니까 그 가사 한 줄 한 줄이 내가 힘들거나 잘 안 풀리는 일이 있을 때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신나서 했다"고 설명했다.

최정훈은 "한국 록사운드의 기틀을 잡아주신 송골매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 꼭 드리고 싶다"며 감사 인사를 전한 뒤 무대를 선보였다. 잔나비의 감성이 듬뿍 담긴 '세상만사'는 독특한 울림을 남겼다.

두 사람의 무대를 본 구창모는 "감각이 송골매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새롭고 완전히 신선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철수 또한 "두 친구가 노래하고 있는데 부럽더라. 참 좋은 때다 싶었다. 우리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뭐라고 해야 할까. 젊고 반짝반짝할 때가 있었는데 저 친구들이 나를 보면 거의 뭐 아버님 보듯 보니까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하는 생각이 든다"며 거들었다.

이에 최정훈은 "아직도 반짝반짝하시다.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다"며 쑥쓰러워했다. 수호 또한 "선배님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계속 음악을 할 수 있겠구나'하는 자신감을 얻는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수호가 "어머님께서 많이 팬이시다. 나도 당연히 덩달아 평상시에 음악을 많이 들었다"고 말하자 배철수는 "예전 여성 팬들 보면 85%는 구창모 씨 팬이고, 15%가 내 팬이었다. 어머님은 역시 구창모 씨 팬이냐"며 장난스레 물었다. 수호가 "두 분 다 팬이셨던 걸로 하겠다"고 답하자 배철수는 "역시 구창모 씨 팬이다"며 웃었다. 그러자 구창모는 "배철수 씨가 이런 식으로 자기를 부각한다. 배철수 씨가 굉장히 인기가 많았다. 퍼센트로 따질 수 없다"고 반박해 웃음을 자아냈다.

수호는 다시 침착하게 "회사에서 먼저 '이런 프로젝트가 있다, 관심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이건 내가 해야해하는 생각으로 덥석 한다고 했다"며 리메이크 음원 프로젝트 참여 계기를 밝혔다. 이후 배철수는 유튜브 생중계에 수많은 영어 댓글이 달리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 "수호 씨 덕분에 우리가 국제적으로 진출하느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최정훈은 "다른 음악도 그렇지만 밴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선배에 대한 동경이 조금 더 큰 것 같다. 특히나 우리나라 같은 경우 록 음악의 불모지였기 때문에 우리가 음악을 할 수 있게끔 된 게 선배님들의 도움 덕분이니까.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리메이크에 임했다"고 말했다.


1990년대에 태어난 두 사람은 1980년대 발매된 곡을 2020년대 리메이크하게 됐다. 쉽지 않았을 작업이지만 두 사람은 자신만의 영감을 담아 송골매의 곡을 리메이크했다. 수호는 "시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가사 자체도 그렇고. 가사 하나하나씩 읊어보면 약간 재밌기도 하다. 그래서 시를 읊듯이 하며 서정적인 감성을 담았고 편곡할 때도 몽환적인 사운드를 많이 썼다. 보라색, 붉은색 이런 걸 생각하면서 하늘에 붕 떠있는 신선의 느낌으로 불러봤다"며 회상했다. 구창모는 "몽환적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아까 음악을 들을 때 굉장히 공간에서 붕 떠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고 평했다.

최정훈은 "잔나비가 리메이크를 할 때 원곡을 바꾸는 걸 잘 못한다. 그래서 원곡에 기반한 리메이크를 했다. 가사도 그렇고 곡의 리프도 그렇고 주문을 외우는 것 같았다. 원곡의 리프가 약간 메이저와 마이너를 넘나드는 재밌는 음을 많이 쓰셨다. 거기다가 밝은 메이저 음을 막 쌓아서 화음을 쌓았다. 되게 아리송한 느낌이 나서 재밌게 편곡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배철수는 "후렴 부분 부르면서 이상하지 않았느냐. 나는 이 노래를 젊은 시절 불렀는데 후렴을 부를 때 '과연 젊은 놈이 할 수 있는 이야긴가' 했다. 이번에 다시 노래 연습하면서 이 노래는 이 나이에 부르니까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물었다. 최정훈이 "유튜브 영상을 봤는데 굉장히 잘 어울리셨다"며 칭찬하자 구창모는 "굉장히 정확한 표현"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최정훈은 "뮤지션들은 웬만하면 애늙은이 감성이 있지 않느냐. 부르면서 힘든 건 없었다"며 웃었다. 배철수는 "젊은 시절 이 노래를 부를 때 텔레비전에서 지켜보신 어르신들은 '저 놈은 젊은 놈이 뭔 소리야'하고 꾸짖으셨을 것 같다. 지금 세상에 계신 분이 많이 없으시겠지만 이 자리를 빌려 사과드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구창모와 배철수는 수호와 잔나비에게 각각 송골매의 또 다른 곡도 추천했다. 구창모는 "내 노래 중에 발라드 한 노래가 수호 씨한테 조금 더 어울릴 것 같다. 그렇지만 '모두 다 사랑하리'를 불렀으니까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추천해주고 싶다"고 권했다. 그러자 수호는 "최근에 제가 페스티벌에서 커버해서 불렀다. 어떻게 아셨는지 소름이 돋는다. 감사하다"며 즉석에서 한 소절을 선보였다. 구창모는 "무반주로 했는데도 감성이 온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배철수는 "저 친구는 뭘 불러도 잘 부른다. '빗물'은 노래를 괴상하게 불러서 다른 사람이 부르면 이상하게 들린다. 어떤 노래가 어울릴까"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 구창모가 "나는 '처음부터 사랑했네'를 생각했다. 잔나비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하면 배철수, 송골매와는 다른 분위기가 날 것 같다"며 추천했자 배철수는 "1979년 송골매 데뷔 앨범에 있는 곡이다. 히트가 안돼서 모를 텐데 집에 가서 꼭 한번 들어봐라"고 거들었다.


끝으로 두 사람은 자신에게 '송골매'란 어떤 존재인지 밝혔다. 최정훈은 "어렸을 때 아버지를 통해 송골매 음악을 들었다. 그때는 가사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록 음악이구나', '이런 노래가 있었구나'라고만 알고 있었다"며 "우리나라 밴드 음악의 조상님 아니시냐. 우리를 낳아주신 분들이다. 계속 듣다 보면 노래 가사에서 오는 게 굉장히 컸다. 굉장히 철학적이고 그때 당시에만, 그때 당시 젊은이들만 할 수 있는 가사기 때문에 더 깊게 와닿았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수호 또한 "나도 이하동문이다. 가사를 쓰는 입장에서 리메이크를 한다고 해서 거의 모든 노래를 들으면서 가사를 읊었다. 시 같다고 말씀드린 게 사랑, 우정, 꿈, 청춘, 인생까지. 정말 왜 송골매가 전설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음악과 메시지가 아닌가 싶었다. 정말 너무 최고의 전설 아닌 레전드 선생님들이다. 영광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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