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구 총무 "제주기독교순례길 함께 걸어보쿠가"
"현재 35명 제주순례길 연구회원들 순례길 정비, 해설, 정기적 스터디모임 활동"
"제주기독교순례길 5개 코스 .. 연구회원들 제주동부, 남부지역 코스 개발중"
"제주의 척박한 복음의 역사 제주지역 다음세대에게 전하고 싶어"
■ 방송 : CBS 라디오 <특별한 인터뷰>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7:30)
■ 방송일시 : 2022년 7월 2일(토)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 기독교 순례길연구회 심현구 총무
◇박혜진> 오늘 특별한 인터뷰는 제주 기독교 순례길을 안내하고 역사를 설명해주는 제주 기독교 순례길 연구회의 심현구 총무님을 스튜디오에서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제주 기독교 순례길연구회 어떤 단체인지부터 소개해 주시죠.
◆심현구> 제주 기독교 순례길 연구회 말씀을 드리기 전에 제주 기독교 순례길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2007년 제주에 올레길 열풍이 참 대단했었죠.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만끽하면서 바닷가를 걷는 운동이 그 당시 유행하던 다이어트 열기와 딱 맞아떨어진 것이죠. 제주 관광객 1천만 명 시대를 여는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했죠.
그러나 믿음의 식구들에게는 단순히 자연 경치를 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손길을 느낄 수 있는 깊은 영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종교 순례길의 필요성이 인식돼서 2011년 2월 제주CBS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관광공사가 공동으로 제주 기독교 순례길을 기획하기 시작하였고 마침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2년 6월 제주 기독교 순례길 제1코스가 개장되어 지금까지 총 5개 코스 78km의 구간이 개장되어 있습니다. 제주 기독교 순례길 연구회는 이러한 제주 기독교 순례길을 탐방하시는 분들에 대한 안내와 해설을 맡고 있고 또 순례길을 점검하고 정비를 맡는 자원봉사단체입니다.
여기서 초기라고 하면 이기풍 선교사님이 제주에 처음 오신 1908년 2월 전후 시기부터 6.25 한국전쟁을 계기로 제주에 처음 세워진 감리교, 성결교 등의 각 교단 교회의 발전 과정을 돌아보는 1950, 1960년대의 선교 역사에 집중해서 주님의 계획하심과 역사하심 그리고 섭리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박혜진> 총무님은 제주 기독교 순례길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어요.
◆심현구> 저는 지금부터 약 7년 전에 제주도로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서 왔고, 약 4년 전 우연한 기회로 제주 기독교 순례길을 알게 됐는데 제주 기독교 초기 역사를 공부하면서 하나님의 놀라우신 거대한 계획하심과 은혜와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초기 제주 신앙의 선진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희 할머님의 신앙의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커다란 감동과 은혜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말씀을 잠깐 드리자면 저는 할머님의 모태 신앙으로 신앙생활을 시작했는데요. 저희 할머님이 1911년생이셨고 지금은 돌아가셨습니다만 인천 갈월감리교회가 1946년 2월에 창립될 때 창립교인 7분 중 한 분이셨습니다. 1946년이라 하면 개방 직후로 극도로 혼란했던 그 시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는 시골 어르신들이 5년 동안이나 목회자 없이 신앙생활을 유지해온 그 모습을 기억합니다.
저는 제주도에 와서 이기풍 선교사님이 제주에 오시기 전에 기도 공동체와 신앙 공동체를 유지해 온 조봉호, 김재원 이런 젊은이들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새삼 깨닫고 감사하게 되었던 것이죠. 여러 목사님들을 지극정성으로 모셨던 저희 할머님의 모습이 제주에서도 똑같이 조봉호 김재원 이도종 등의 젊은이들이 이기풍 선교사님을 섬기는 모습과 똑같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박혜진> 제주 기독교 순례길 올해로 10주년이 됐습니다. 순례길 연구회 활동하시면서 10주년을 맞는 느낌도 남다르실 것 같아요.
◆심현구> 저는 제주 기독교 순례길을 알게 된 지가 약 4년 정도 돼서 많은 감동과 은혜를 받고 있는데요. 저와 같이 순례길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은혜와 감동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 순례길이 개장된 지 10년 되었다는 사실을 오히려 제주도 성도님들이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놀랍고 안타까웠습니다. 사실 10년이면 강산이 한 번 바뀔 만큼 시간이 지났으니까 이제는 역사가 한 번 바뀔 만한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박혜진> 제주 기독교 순례길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제주도민보다도 타 지역에 계신 분들이 더 관심들을 더 많이 갖고 계신 것 같은데 실제적으로도 많이 만나시죠.
◆심현구> 네. 그렇습니다. 사실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어 왔던 2년여 동안에는 관심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인데요. 2년여 전과 마찬가지로 최근에도 올 여름방학을 맞이해서 각 교회에서 여름 수련회라든가 비전 캠프 이런 이름으로 순례길을 탐방하려는 요청들이 많이 오고 있습니다.
아마도 코로나 사태가 좀 더 진정되고 안정되면 개인적으로 혹은 단체별로 제주 기독교 순례길을 찾는 발길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왕 여행할 바에 깊은 영성 회복을 통해서 감사와 구원을 확신하는 여행을 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습니까.
◇박혜진> 현재 제주 기독교 순례길은 몇 코스까지 개발돼 있나요.
◆심현구> 제주 기독교 순례길은 1코스부터 5코스까지 5개 코스로 총 78km 구간이 형성되어 있는데요. 각 코스별로 설명을 드리자면 굉장히 많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서 길게 말씀드리기는 어렵겠고 간략하게 요약해서 말씀드리자면 1코스는 순종의 길이라고 명명을 했는데 제주 최초의 자생적인 신앙 공동체인 금성교회부터 시작해서 조봉호 조사의 생가, 이도종 목사님의 생가, 한림교회, 협재교회를 방문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제2코스는 순교의 길이라고 정해서 이도종 목사가 전도사 역할로 봉직했던 협재교회에서 시작해서 이도종 목사의 순회 목회교회였던 조수교회, 청수성결교회 마지막으로 제주 최초의 목사님이면서 제주 첫 순교자이신 이도종 목사의 순교 터까지 이루어지게 됐습니다.
3코스는 사명의 길이라고 정했는데 조수교회에서부터 시작해서 용수교회, 고산교회 모두 이기풍 선교사님이 건립하신 교회죠. 그리고 조남수 목사님의 공덕비까지 이루어져 있습니다.
조남수 목사님은 제주도에 목사로 임직하시면서 4.3 사건 때 특히 많은 제주도민들을 자수시키고, 신분 보증을 해서 목숨을 구한 분이시죠.
4코스는 화해의 길이라고 해서 이도종 목사님의 순교터부터 시작해서 이도종 목사님의 유해와 기념비가 봉안되어 있는 대정교회, 육군 제1훈련소 훈련병들을 위해 세워진 강병대교회 그리고 윤식명 목사님이 부임하시고 이도종 목사님, 조남수 목사님이 시무하셨던 모슬포 교회와 조남수 목사님의 공덕비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마지막 5코스는 은혜의 첫 길이라고 해서 8km로 구성되어 있는데 1908년도 2월 말 제주 선교를 위해서 제주를 찾으신 이기풍 목사님의 제주 선교 여정을 따라가는 길이 되겠습니다. 제주 최초의 공교회인 제주성내교회에서 출발해 관덕정과 제주영락교회가 첫 예배드렸던 예배터, 제주의 첫 성결 교회인 제주제일교회의 첫 예배터, 중앙감리교회 첫 예배터 등으로 이루어진 코스이며 마지막으로는 배형규 목사님의 순교 기념비와 순국지사 조봉호 기념비가 있는 모충사까지 이르게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5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박혜진> 얼마 전부터 새로운 코스 개발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개해 주세요.
◆심현구> 지금까지 제주 기독교 순례길은 제주의 북부지역 제주시내를 시작해서 서부지역 즉 금성리, 한림, 조수, 대정, 모슬포 등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이기풍 선교사님을 비롯한 초기 선교의 역사가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 우선으로 선교 활동이 전개되어 교회 설립이 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주의 동부, 남부 지역에도 100년 이상 된 초기 교회와 감동스러운 신앙의 얘기가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빠른 시일 안에 제주의 동쪽, 남쪽의 순례길도 조성할 예정입니다. 특히 조천 지역은 역사의 보고라고 할 정도로 수많은 제주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지역이죠.
이곳에도 주님의 말씀과 은혜를 사모했던 우리 신앙의 선각자들의 감동스러운 이야기들이 아직 드러나지 않고 묻혀 있더라고요. 6코스, 7코스, 8코스 계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싶습니다.
◇박혜진> 네. 기대됩니다. 현재 제주 기독교 순례길 연구회 회원이 어떻게 구성됐는지도 좀 소개해 주세요.
◆심현구> 현재 제주도내에 초교파적으로 해설가 35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현직에 계신 목사님 7분을 비롯해서 은퇴하신 목사님, 사모님, 전도사, 장로, 권사, 안수집사, 집사 평신도 및 청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회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매월 한 번 정기 순례길 탐방 모임과 월 1회의 자체 심화 학습을 위한 스터디 모임을 열고 있습니다.
◇박혜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동하는 데 어려움들도 있으실 것 같아요.
◆심현구> 네. 현재 35명이라는 적지 않은 해설사 회원들이 모여서 연구하고 탐방 해설을 잘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이분들이 원활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경비 예산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자원봉사단체이다보니 이것이 가장 큰 숙제죠. 하지만 경비나 예산 문제보다도 더욱 절실한 것은 우리 해설가들을 필요로 하는 해설의 기회일 것입니다. 저희는 보수를 바라고 모인 단체가 아니거든요.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 모인 저희가 주님의 이러한 역사하심과 섭리를 널리 알리는 역할과 보람이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코로나가 완전히 풀리고 나면 더 많은 분들이 제주 기독교 순례길 함께 걸으시면서 은혜를 누릴 수 있게끔 이런 기회들이 좀 많아졌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박혜진> 제주 기독교 순례길 연구회 활동하시면서 보람을 느낄 땐 언제인가요?
◆심현구> 개인적으로 몇 해 전 제주의 성도님들을 대상으로 순례길 해설을 맡은 적이 있습니다. 제주도 성도님들에게 제주 역사 얘기를 하려니까 얼마나 걱정되고 조심스러웠겠어요. 그래서 나름 최선을 다해서 준비를 했고 하루종일 열심히 해설을 했습니다. 근데 별로 시큰둥하고 반응들이 없으신 거예요. 그래서 뭔가 잘못된 건가 하고 걱정을 했었습니다.
탐방이 모두 끝나고 헤어지는데 여러 성도님들이 오셔서 악수를 하시면서 "내가 이 제주 길을 그동안 수백 번 지나다녔는데 이 길에 이런 순례길 표지석과 표지판 심지어 저렇게 많이 걸려있는 순례길 리본들이 있는지 몰랐수다" 또 "이렇게 가슴 아프도록 감사한 주님의 흔적이 있었는지 오늘에야 알았수다", "참말로 고맙수다" 하시는 거예요. 돌아오는 길에 제가 얼마나 감사하고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물론 그 후에 그분들이 본인의 교회 식구들 심지어는 육지에 살고있는 본인 가족 형제들을 불러서 제게 순례길 해설을 부탁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보람되는지 정말로 말로 표현하기 참 벅찬 일이었습니다.
◇박혜진> 앞으로 갖고 있는 계획은 무엇인지 나눠주세요.
◆심현구> 코로나 사태가 좀 진정되면 제주 기독교 순례길을 널리 알려서 더욱더 많은 분들이 탐방을 오시도록 알리고 안내하고 해설해서 저희가 느끼고 받은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더 많은 분들과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제주지역 교회의 젊은이들을 위한 순례길 탐방 기회가 확대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편안하게 주 안에서 믿음 생활하고 형통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우리 신앙의 선각자들의 행적과 흔적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반면에 요즘 인터넷 시대다 보니까 여러 형태로 제주 기독교 순례길과 제주 초기 선교 역사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고 있는데 잘못된 정보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역사적인 팩트와 소위 카더라 하는 정보하고는 구별이 되어야 되겠죠. 그래서 이런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역할을 저희가 했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박혜진> 마지막으로 바라는 말씀이 있다면 전해주시죠.
◆심현구> 이기풍 선교사를 통해 시작된 제주의 선교 과정은 어떤 감격스러운 숨은 이야기들이 있는지 궁금하시면 저희와 함께 은혜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좋겠습니다. 제주 기독교 순례길에 대해서 여러분들 많은 관심 가지시고 또 여러분들도 함께 자녀들과 함께 주변 교우들과 함께 이 길을 걸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환경을 체험하면서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묵상하시기를 원합니다. 척박한 제주 땅에서 살아오신 제주인들의 삶을 돌아보며 이 땅에 뿌려진 예수 그리스도의 섭리와 사랑의 길을 따라서 기도하시길 권합니다. 고난과 핍박에 굴하지 않고 묵묵하고 꾸준히 믿음의 씨앗을 뿌렸던 자생적 신앙의 선진들을 통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며 건강하게 성장하고 거듭날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제주 기독교 순례길 탐방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이바지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망합니다.
◇박혜진> 제주 기독교 순례길 연구회 심현구 총무님과 여기서 인사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심현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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