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만에 손잡은 구창모· 배철수, 전설의 '송골매' 다시 날아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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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최고의 인기 밴드였던 송골매의 두 날개 배철수(69) 구창모(68)가 다시 손을 맞잡고 비상을 시도한다.
구창모가 1984년 송골매를 탈퇴한 후 38년 만이다.
송골매의 창단 멤버인 배철수가 밴드 기타리스트로 돌아온 건 1990년 '모여라'가 수록된 9집 앨범 이후 32년 만이다.
구창모 배철수를 제외한 일부 멤버들이 2010년 '송골매 2010'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관심을 끌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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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씨의 재능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몸만 건강하면 노래할 수 있는데 왜 어렵게 사업을 하나 싶었죠. 더 늙기 전에 마지막으로 송골매 공연을 한 번 하고 계속 노래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죠.” (배철수)
1980년대 최고의 인기 밴드였던 송골매의 두 날개 배철수(69) 구창모(68)가 다시 손을 맞잡고 비상을 시도한다. 구창모가 1984년 송골매를 탈퇴한 후 38년 만이다. 9월 11,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와 해외 공연에 나서는 송골매의 보컬 구창모는 6일 콘서트 제작발표회에서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된다”며 “20대 때 가졌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열망을 그대로 가져와 공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철수는 “설렘도 있지만 팬들이 실망하지 않을지 걱정이 더 많다”고 했다.
재결성 공연은 2020년 11월을 목표로 추진됐으나 팬데믹으로 연기된 뒤 2년 만에 성사됐다. 배철수는 “원곡과 똑같은 편곡으로 노래하고 연주할 것”이라면서 “당시 우리와 함께 호흡했던 세대가 음악을 들으며 오래전 젊었던 그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골매의 창단 멤버인 배철수가 밴드 기타리스트로 돌아온 건 1990년 ‘모여라’가 수록된 9집 앨범 이후 32년 만이다. 구창모 배철수를 제외한 일부 멤버들이 2010년 ‘송골매 2010’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관심을 끌진 못했다. 당시 멤버들은 이번 공연에 함께하지 않는다.
송골매는 1980년대 가요계의 한 축이었던 ‘캠퍼스 가요’를 대표하는 밴드다. 모태는 배철수가 이끌던 한국항공대의 캠퍼스 밴드 활주로(런웨이)로 1978년 TBC 해변가요제, MBC 대학가요제에서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멤버 교체를 겪으면서 이듬해 송골매로 이름을 바꿔 정식 데뷔했다. 첫 앨범이 별 인기를 끌지 못한 데다 일부 멤버들이 군입대, 학업 문제로 탈퇴하면서 팀은 위기를 맞았다.
송골매는 홍익대 캠퍼스 밴드 블랙테트라 출신의 구창모를 영입하면서 전기를 마련했다. 구창모는 당시를 기억하며 "숙명"이라고 했다. “해변가요제 이후 여러 사정으로 음악을 그만두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에 설악산 오색약수터 옆 암자로 들어갔어요. 겨울이었는데 그곳에 배철수씨가 저를 만나겠다고 시외버스로 5시간을 달려온 거예요. 첫마디가 ‘음악을 함께 하자’는 것이었죠. 감동적이었어요. 안 할 수가 없었죠.”
구창모라는 날개를 단 송골매는 1982년 ‘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두 다 사랑하리’가 수록된 2집을 크게 성공시키며 곧바로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최고 인기 음악 프로그램이었던 ‘영일레븐’ ‘젊음의 행진’은 송골매를 단골 출연자로 무대에 올렸고, 이들의 히트곡을 영화로 만든 '송골매의 모두 다 사랑하리'가 제작되기도 했다.
"1980년대는 사회·정치적으로 경직된 시기였어요. 송골매는 방송사 무대에 청바지를 입고 올라간 최초의 밴드였죠. 젊은이들이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자유롭게 노래하는 우리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일탈의 느낌을 받았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배철수)
구창모는 송골매 4집 발표 후 솔로 활동을 위해 팀을 떠났다. 남은 멤버들은 1990년까지 다섯 장의 앨범을 더 냈다. 배철수는 1990년 라디오 DJ로 변신한 이후 30여 년간 국내 최고 팝 DJ로 군림하고 있다. ‘희나리’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문을 열어’ 등의 히트곡을 낸 구창모는 1990년대에 사업가로 변신하며 가요계를 떠났다.
송골매는 9월 서울 공연에 이어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등 전국 투어에 나선다. 내년 초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뉴욕, 애틀랜타에서도 공연할 계획이다. 재결성 공연에 맞춰 그룹 엑소 멤버 수호, 밴드 잔나비 등이 참여하는 송골매 리메이크 음원 발매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배철수는 이번 공연이 송골매의 마지막 콘서트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단정적으로 말하는 건 위험합니다만 미국 투어까지 마치면 더 이상 음악은 하지 않으려고 확실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송골매가 ‘전설’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많은 분들이 전설이라고 추앙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지금으로선 그런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게 최우선 과제입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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