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택시 리스'한다는데..떠난 택시기사들 돌아올까
오후 5시~다음날 오전 9시
택시경력 운전자에 차량 대여
승객은 심야시간 승차난 해결
법인택시는 경영난 타개 기대
개인택시 "땜질식 처방 불과
낮은 요금·처우 개선이 먼저"
택시기사 품귀로 놀리는 택시가 많아지자 법인택시 회사는 야간에만 운행할 수 있도록 영업권을 대여하려고 하는데, 개인택시 기사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에 도입을 추진하는 '법인택시 리스제'는 법인택시 회사가 법인에 소속돼 있거나 소속돼 있지 않은 기사들에게 운송사업 면허와 차량을 대여해주고 일정 금액을 임대료로 받는 제도다. 리스제를 이용하는 택시기사는 리스비를 법인택시 사업자에게 납부하면 일반 법인택시 기사와 다르게 운행이 허용된 시간 내에 자유롭게 영업이 가능하다. 이때 운행은 승차난이 발생하는 시간대인 오후 5시에서 다음날 오전 9시까지만 가능하다. 리스를 할 수 있는 대상자는 현재 법인택시를 운행하고 있거나 과거 2~5년 이상 무사고로 법인택시를 운행했던 경력자다.
예를 들면 과거 법인택시를 몰던 기사가 현재 택배기사 등 다른 직종에서 일하고 있더라도 야간에 리스를 통해 짧은 시간 운행하는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이른바 '투잡 택시기사'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해 심야 택시난을 완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택시 리스제는 서울시와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이 지난달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택시 리스제와 관련한 '사용자인증택시'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한 이후 과기정통부에서 검토 중인 상황이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과 택시발전법은 리스제의 핵심인 면허 대여를 금지하고 있어 서울시는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한시적으로 대여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신기술이나 제품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유예하는 제도다. 규제 샌드박스 승인이 나면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법인택시 업계와 구체적인 시행안을 협의한 후 곧바로 시행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택시 리스제 도입으로 심야 시간대 승차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스제 기사는 심야 시간대에만 운행할 수 있어 심야 시간대 택시 가동률을 일정 부분 높일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심야 시간대(오후 11시~오전 2시) 택시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월 평균 2만3831대가 운행했지만 영업 시간 제한이 있던 2021년 6월에는 1만6287대까지 감소했다.
이후 올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5월 2만472대, 6월에는 1만9468대로 증가한 상태다. 서울시는 3000~4000대가량 증차될 경우 심야 택시난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업계를 떠나 다른 직종에서 일하던 기사들이 돌아와 떨어진 법인택시 가동률을 올리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리스제로 운행할 경우 일정 시간 근무해야 하는 일반 법인택시와는 다르게 근무시간 조정이 가능하다.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2월 서울 법인택시 기사 수는 3만527명이었지만 지난 3월 2만622명으로 줄어들었다. 50.3%였던 법인택시 가동률은 올해 3월 31%로 급감했다.
서울시 택시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는 개인택시 3부제를 해제하고 심야 전용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야간 조를 도입해 택시를 추가 공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심야 시간대 택시 대란이 해결되고 있지 않다"며 "현실적으로 남은 대안은 법인택시 가동률을 높여 이들이 심야 시간대에 영업할 수 있게끔 하는 방안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개인택시 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수원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대외홍보본부장은 "택시난의 근본적 원인은 낮은 요금과 나쁜 처우로 인해 기사들이 떠나고 심야 시간대에 영업을 안 하는 것인데, 리스제는 근본적 원인은 해결하지 않는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며 "택시 리스제는 운송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대리 면허 문제가 있어서 법률로 다뤄야 할 사항이지, 규제 샌드박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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