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음주폭행' 이용구 전 차관에 징역 1년 구형.."많은 이에 죄송"(종합)

검찰 "형사처벌 회피하려 영상삭제·허위진술 요청"
이용구 "불찰로 시작된 일로 많은 이들 고통..죄송"

이용구 전 법무부차관이 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운전자폭행등)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7.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이준성 기자 = 술에 취해 운전 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용구 전 법무부차관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부장판사 조승우 방윤섭 김현순)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전 차관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전 차관은 2020년 11월6일 밤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택시기사의 목을 움켜잡고 밀치며 폭행한 혐의(특가법상 운전자폭행등)를 받는다. 이틀 뒤인 11월8일 택시기사와 합의한 뒤 기사에게 폭행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피고인(이용구)은 객관적인 진실을 추구해야 할 변호사일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초대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었다"며 "그런데도 통상적인 운전자 폭행 합의금보다 과다한 금액으로 합의했고 영상 삭제요청을 택시기사가 거절했는데도 (택시에서) 내려서 폭행당했다는 취지로 허위진술을 요청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상삭제와 허위진술을 요청한 것은 형사처벌을 회피하고자 하는 범의에서 행한 일"이라며 "죄질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후 변론에 나선 이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운전자 폭행에 대해선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지만 정치적 논란이 있는 지위에 있었다는 점으로 무거운 처벌을 받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당시 피고인은 술에 취해서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지만 심신미약 주장은 하지 않겠다"며 "당시 폭행 정도가 멱살을 잡는 정도로 경미했고 피해자(택시기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사정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선 "영상유포를 막기위한 피고인의 단순한 삭제 부탁과 택시기사의 삭제행위 만을 가지고 증거인멸교사를 적용할 수 있을지 숙고 부탁드린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해자가 참고인 조사 당시 경찰에 폭행영상이 녹화되지 않았다고 허위진술했고 합의 질문을 받자 즉흥적으로 영상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이 전 차관은 최후진술에서 "참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제 불찰로 시작된 일로 인해서 많은 분들이 고통 받았는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함께 기소된) A씨의 경우 경위야 어떻게 됐든 제 불찰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어 특히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당초 이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피해자인 택시기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단순폭행죄를 적용해 내사 종결했다.

그러나 운행 중인 대중교통 운전자를 폭행하면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가중처벌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을 두고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이 전 차관의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와 봐주기 의혹을 수사한 뒤 지난해 9월 이 전 차관을 특가법상 운전자폭행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사건을 담당했던 당시 서초경찰서 경사 A씨에겐 특가법상 특수직무유기 및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청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A씨는 지난해 해임됐다.

이날 검찰은 "경찰 수사관으로서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A씨는 "어떠한 부정한 청탁도 받지 않았고 불순한 의도나 사적 이유가 있어서 사건을 처리한 것이 아니다"라며 "일부 법률개정이 있던 점을 정확히 몰랐고 사건 처리 몇달 전 특가법 처리 경험을 토대로 처리한 것에 불과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전 차관 등의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8월25일에 열린다.

hahaha828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