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공항엔 구름인파..VNL 전패로 '파리올림픽 출전' 전망 먹구름

문영규 2022. 7. 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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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배구연맹(FIVB)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예선을 마친 여자 배구대표팀이 대회를 마치고 어제(5일) 귀국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12경기에서 1승은커녕 승점 1점도 얻지 못했다. 한국 여자배구는 2018년 VNL 출범 이후 최초로 '전패·무승점'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12경기 동안 따낸 세트는 단 3세트였다.

도쿄 올림픽에서 4강에 들었던 한국 여자배구는 김연경(34·흥국생명), 김수지(35·IBK기업은행), 양효진(33·현대건설) 등 주축들이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자연스레 세대 교체에 들어갔고 세자르 곤잘레스 감독이 새로 임명됐다.

세대 교체 및 젊은 선수들의 기량 측정이 이번 대회의 목적이었기에 좋은 성적이 예상되진 않았다. 부상자도 속출했다. 팬들도 비난보다 응원을 보내고 있다. 다만 승점 '0'이라는 성적표는 확실히 우려를 남겼다.

■ 세자르 감독 "국제무대는 F1 레이싱"…지각 합류엔 "어쩔 수 없는 현실"

세자르 감독은 입국 후 인터뷰에서 "VNL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세대 교체를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재능 있는 선수들을 많이 발견했다. 경험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테스트해보는 대회였다. 비록 전패였지만, 경기 내용도 1~2주차보다 3주차에 나아졌다. 특히 센터를 활용한 이동공격 등이 돋보였는데 세자르 감독은 "대회를 치르며 상대 팀의 수비 등을 분석했다. 그런 부분을 고려해 센터를 많이 활용하는 게 우리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다. 대회를 치르며 선수 기용과 여러 전술을 시험했는데 대회 참가 전엔 사실상 전력을 시험할 시간이 없었다. 세자르 감독은 튀르키예 바키프방크의 코치를 겸임하고 있는데, 소속팀이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진출하며 합류가 늦어졌다.

VNL 참가를 위한 출국은 5월 27일이었고 세자르 감독의 첫 훈련은 출국 이틀 전인 5월 25일이었다. 이에 대해 세자르 감독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바꿀 수 없는 부분이다. 7월 말 대표팀 소집기에 다시 차근차근 준비할 예정이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내년에도 이런 문제가 반복된다면 분명 국제 대회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현재 한국 여자배구에 가장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세자르 감독은 전술보단 기초적인 능력, 힘과 속도를 포함한 '피지컬'이라고 답했다. 이를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도 강조했다.

세자르 감독은 "국제 무대는 포뮬러 원(F1) 레이싱 대회와 비슷하다. 상대 국가는 '페라리', '맥라렌' 같은 팀들이다. 우리도 그 속도에 맞추기 위해 몸을 많이 키워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웨이트 트레이닝 등 피지컬 향상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대표팀 내에서 해결하기 쉬운 문제는 아니다. 또, 세자르 호는 우리와 비슷한 피지컬의 태국 등 아시아 팀에게도 모두 졌다.

VNL 전패에도 공항엔 환영 인파가 가득했다.


■ 뜨거운 여자배구 인기…파리 올림픽 출전으로 이어 갈 수 있을까?

VNL 전패에도 인천 국제 공항엔 대표팀 선수들을 보기 위한 팬들로 가득했다. 이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 출전이 쉬운 일은 아니다.

파리 올림픽 배구 종목엔 총 12개국이 나가며 자동출전인 개최국 프랑스를 제외하고 6개의 팀을 세계 예선을 통해 우선 뽑는다. 나머지 5개 국가는 세계 랭킹으로 결정된다. 지금까지는 세계 예선 뒤 지역 예선을 치렀지만, 제도가 바뀌었다.

우리는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지역 예선을 통해 따냈었다. 파리에선 이런 기회가 없어졌다. 랭킹을 높이기 위해 포인트가 걸려있는 모든 국제대회에 집중해야 한다. VNL 전패로 세계랭킹이 14위에서 19위로 떨어진 것은 분명히 우려할 부분이다.

대표팀은 오는 9월 네덜란드와 폴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이번엔 최정예 선수들이 모두 나설 가능성이 크다. VNL로 떨어진 랭킹을 회복하고 세자르 호의 진짜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대회이다.

문영규 기자 (youngq@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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