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년8개월만에 '종가 2300선' 붕괴..환율은 13년만에 최고

오정은 기자 2022. 7. 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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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49.77포인트(2.13%) 하락한 2292.01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6.32(0.84%)포인트 하락한 744.63, 원·달러환율은 6.00원 상승한 1,306.30원으로 장을 마쳤다. 2022.7.6/뉴스1

1년8개월 만에 코스피 종가 기준 2300선이 깨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9000억원 넘는 대규모 순매도를 단행하며 전일(5일) 반등에 환호성을 질렀던 투자자들은 하루만에 시퍼렇게 물든 계좌를 보게 됐다.

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9.77포인트(2.13%) 내린 2292.01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2300선이 깨진 것은 2020년 10월 30일 이후 1년8개월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하루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며 각각 3150억원, 6235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8972억원 순매수로 맞섰지만 2300선을 사수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도 코스피200 선물을 2243계약 순매도하면 현·선물을 대량 매도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에 원/달러 환율도 장중 1310원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원 오른 1306.3원에 마감했다. 8.2원 오른 1308.5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 1311원까지 치솟으면서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2009년 7월 13일(1315원) 이후 약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유가 급락 소식은 약세장에서 잘 버티던 방어주에 대한 '투매'를 불렀다. S-Oil, 한국가스공사 등 원유·천연가스 관련주부터 LS LX인터내셔날 고려아연 등 원자재 관련주, 한화솔루션·OCI·씨에스윈드 등 대체에너지 관련주까지 폭락에 가까운 큰 낙폭을 보였다.

승승장구하던 원자재 가격이 방향키를 돌리는 모습을 보이자 가능한 빨리 주식을 털어버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날은 외국인도 주식을 많이 팔았지만 기관의 손바뀜이 더 빠른 모습을 보였다.

연초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원자재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초래했고 이에 세계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하지만 인플레가 고점을 치고 내려올 거란 '인플레 고점' 기대는, 이미 기대가 아닌 우려로 변질됐다.

투자자들은 국제유가와 곡물가가 오를 때는 물가 상승이 금리 인상을 부를 거라고 걱정했지만 이제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자 이를 경기침체의 징조로 해석하고 있다. 즉 "인플레이션은 나쁘지만 경기침체는 더 나쁘고 무서운 것이다. 그리고 이제 진짜로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것이다.

원자재발 인플레이션 다음에 이어진 경기침체 우려는 한국증시 전체에 악재일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기침체는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기업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서다. 이미 한국의 무역수지는 3개월째 적자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요인 때문에 인플레이션 및 금리가 하락하는 것이 이머징 국가들에 그다지 좋은 여건이라고 볼 수 없다"며 "한국의 무역수지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 주식회사가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마당에 개별기업의 어려움은 가중돼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유가가 올라도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유가가 내려도 하락하고 경기침체가 곧 온다고 하고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수준에 임박했단 뉴스가 매일 전해지는데...연일 하락하는 주식시장 앞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길을 잃었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손절매가 정답인가? 이미 많은 동학개미가 눈물의 손절매를 단행하고 주식시장을 떠났다.

지난 4일 대신증권에서 투자전략을 총괄하는 이경민 팀장은 코스피 전망치 하단을 2050으로 확 내렸다. 이는 증권업계 최저치다. 그는 2023년 1분기까지 코스피 하락 추세가 계속될 거란 비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글로벌 경기 경착륙 불가피, 경기침체 가능성 확대, 기업이익 전망치 하향조정을 이야기하며 코스피의 하방 압력이 계속될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비관론 뒤엔 2023년 상반기를 지나며 코스피의 장기 하락추세가 종료되고 추세 반전이 나올 거라는 전망을 덧붙였다.

이 팀장은 "2023년 1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면서 코스피가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며 "통화정책 완화가 진행되며 경기가 돌아서고 코스피 추세도 반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침체조차 아직 오지 않았는데 애널리스트는 1년 뒤 추세 반전을 이야기한 셈이다.

운용자산 1000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피셔인베스트먼트의 회장 켄 피셔는 "역사가 말해주는 바는 명확하다"고 했다.

그는 "약세장과 경기침체 기간이 겹치면, 경기침체가 끝나기 전부터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경기침체가 오기도 전에 주가가 폭락한 것처럼 경기회복이 오기 전에 주가가 다시 오를 거란 얘기다.

그는 "세상이 창조된 이래 경기침체는 끝없이 발생했다. 사람들은 낙담하고 상황이 절대로 호전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호전된다"고 말한다.

"나 역시 경기침체와 약세장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흐름이다. 물론 고통스럽다. (중략) 썰물 뒤에 밀물이 오듯이 경기 침체 뒤에는 경기 확장이 온다. 곤경이 두려워서 평생 웅크리고 산다면 훨씬 더 자주, 더 길게,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경기 확장과 강세장을 놓치게 된다. 다음 경기침체가 언제 나타날지 나는 모르고 예측도 못한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오고 나서 변형된 뉴노멀(이번에는 경기침체가 장기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이 돌아다닐 때쯤이면 주식시장은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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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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