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헌재, '한정위헌' 둘러싼 갈등 재점화.. 대법 "한정위헌 인정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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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 결정을 둘러싼 헌재와 대법원간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
법 조항 해석을 문제 삼아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는데도 재심을 받아들이지 않은 법원의 재판을 헌재가 취소하자, 대법원이 사실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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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6일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입장’에서 “헌법재판소가 법률 조항 자체는 그대로 둔 채 그 조항에 관한 특정한 내용의 해석·적용만을 위헌으로 선언하는 이른바 한정위헌 결정에 관하여는 헌법재판소법 제47조가 규정하는 위헌결정의 효력을 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정위헌 결정은 법원을 기속할 수 없고 재심사유가 될 수 없다”며 “대법원은 이러한 입장을 견지해왔고, 이는 확립된 대법원 판례”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헌법재판소가 다시 통제할 수 있다고 한다면, 헌법재판소는 실질적으로 국회의 입법작용 및 법원의 사법작용 모두에 대하여 통제를 하게 되고, 행정재판에 대한 통제과정에서 정부의 법집행에 대해서도 통제하게 되는 결과가 되는 것”이라며 “대법원을 최종심으로 하는 심급제도를 사실상 무력화함으로써 국민이 대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을 받더라도 여전히 분쟁이 해결되지 못하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는 우리 헌법이 전혀 예상하지 않은 상황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헌재는 A씨와 B씨의 재심청구를 기각한 법원의 재판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지난 1997년 이후 헌재가 법원의 재판을 직접 취소한 두 번째 사례였다.
A씨는 자신의 뇌물 혐의 사건과 관련해 당시 적용 법조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고, 헌재는 해당 법 조항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를 근거로 A씨가 재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한정위헌 결정에는 효력이 없어 법원을 기속할 수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A씨는 또다시 헌법소원을 청구하면서 자신의 재심 청구를 기각한 광주고법 및 대법원의 재판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헌재는 A씨 등의 재심 청구를 기각한 재판도 취소하라고 결정하면서 법 조항을 특정 방식으로 해석할 경우 위헌이라고 보는 ‘한정위헌 결정’도 기속력을 가진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한정위헌의 기속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두 기관의 다툼은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인정하게 되면 대법원 판결 이후에 헌재 판단이 추가되는 4심제의 길이 열린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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