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착취' 손정우 아버지가 아들을 고발한 이유

세계 최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수감됐다가 지난 2020년 4월 만기 출소한 손정우가 범죄수익 은닉혐의로 또다시 구속됐습니다.

손정우는 지난 2018년 전세계 38개국의 공조수사로 한국에서 체포돼 처벌받았는데, 아동청소년 성착취 동영상 7천 여 건을 유포한 형량은 징역 1년 6개월이었습니다.

손정우가 형기를 마칠 즈음, 미국 수사당국은 ‘범죄자금 세탁’ 등 다른 9개 혐의로 추가처벌하겠다며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손정우 아버지가 아들이 성 착취물 판매수익을 숨기고 있다며, 한국 수사기관에 고발했습니다.

결국 손정우에게 법원은 징역 2년과 벌금 5백만 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이게 바로 자신을 처벌할 국가로 대한민국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만약 미국으로 송환돼 재판받았다면 이론적으로 징역 60년까지 가능합니다.

꼼수를 부르는 ‘솜방망이 처벌’이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이번 손정우 실형 선고는 이례적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범죄수익은닉’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지는 경우,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겁니다.

지난해 10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대법원에서 범죄수익은닉혐의를 포함해 총 징역 42년을 확정받긴 했지만, 절반 이상(54.5%)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반성한다는 이유로,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나이가 많아 내려지는 관용적 판결.

정의의 여신상 저울이 범죄자에게 기울어져 있는 것은 아닌지 사법부의 통렬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대법원 내부에 세워져 있는 정의의 여신상. 청주방송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