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소득분배 악화..현실화된 'K-양극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소득분배 지표가 악화되고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KLSI)가 낸 ‘국세청 천분위 소득자료 분석(2012~20년)’을 보면 코로나19가 심화된 2020년 상위 1%의 근로소득 점유율은 7.5%로 코로나 이전(2019년)보다 0.3%포인트 증가했다. 2012년 32.8%에서 2019년 31.1%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상위10% 근로소득 점유율은 2020년 31.3%로 0.2%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하위 50%의 근로소득 점유율은 2012년 17.0%에서 2019년 20.2%까지 계속 증가하다가 2020년 20.1%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오르고 있던 근로소득 점유율이 코로나를 계기로 하락 반전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상위 1%’의 근로소득 점유율이 증가한데서 비롯됐다. 상위 2~5%의 근로소득 점유율은 2019년과 2020년 모두 12.5%로 같았고, 상위 6~10%도 두 해 모두 11.4%로 변화가 없었다. 연간 소득 1억원 이상은 상위 5%, 8000만원 이상은 상위 10%로 분류된다.
개선되던 소득5분위배율도 악화됐다. 소득5분위배율은 소득 상위 20% 집단의 평균소득을 소득 하위 20% 집단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배율로 5분위 배율이 낮을수록 분배 상황이 좋다는 의미다. 근로소득 5분위배율은 2012년 19.4배에서 2019년 14.6배까지 계속 감소하다가 2020년 15.1배로 증가했다.
종합소득 5분위 배율은 2017년 49.7배에서 2019년 47.1배까지 떨어지다가 2020년 53.0배로 올랐고 통합소득 5분위 배율도 26.1배(2015년)에서 23.7배(2019년)로 감소하다 2020년 25.3배로 증가했다. 통합소득은 근로소득과 종합소득(이자·배당·사업·연금·기타소득)을 더한 개인소득 합산액을 말한다.
소득분배지표 가운데 하나인 ‘팔마비율’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팔마비율은 소득 상위 10% 인구의 소득점유율을 하위 40% 인구의 소득점유율로 나눈 값이다.
근로소득 팔마비율은 2012년 3.0배에서 2019년 2.3배까지 감소하다가 2020년 2.4배로 증가했다. 2019년 9.9배였던 종합소득 팔마비율은 2020년 10.7배로 후퇴했다. 통합소득 팔마비율도 2012년 4.0배에서 2019년 3.6배까지 계속 감소하다 2020년 3.7배로 증가했다.
분배지표 악화는 근로소득 인상 추이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근로소득은 모든 분위에서 꾸준히 증가했는데, 코로나가 본격화된 2020년에는 하위 20% 근로소득이 감소했다. 2016~19년 하위 1~5분위의 근로소득 인상율은 5% 이상으로 고소득층보다 높았다.
하지만 2020년에는 하위 1~2분위 임금인상률은 각각 -0.9%, -1.3%로 돌아섰다. 그 외 3~10분위 임금인상률은 차이가 없었다.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피해가 저임금 노동자에게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법정 최저임금 인상률이 최소 6.0%, 최대 16.4%였던 2012~19년과 달리 2020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2.9%에 그쳤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는 “개선되던 분배구조가 코로나를 거치면서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저소득층의 생활과 소득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확장적 재정과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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