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해외동행' 논란으로 대통령실-기자 난타전
기자들 "이해가 되지 않아서…" 스무번에 걸쳐 다양한 각도 질문 쏟아져
대통령실, 비서관 배우자 A씨에게 '이해충돌' 이유로 보수지급 안해…취임 초 채용 검토도 확인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해외 출장에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A씨가 동행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6일 대통령실 브리핑 과정에서 대통령실 관계자와 기자들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기자들의 질문과 대통령실 측의 답변이 무려 스무번에 걸쳐 진행했다.
이날 오전 10시 대통령실의 현안 관련 백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대통령실 입장문을 보면 (A씨가) 오랜 해외체류경험과 국제행사 기획 역량을 갖췄다고 했는데 역량을 갖췄는지 여부가 공식라인을 통해 공개적으로 검증된 것인지 궁금하고 A씨가 민간인인데 어떤 경로로 민간인이 이번 순방에 참여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A씨는 김건희 여사를 수행하러 간 게 아니다”라며 “마드리드 순방 행사를 기획하고 지원하기 위해 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역량을 증명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며 “인사비서관의 부인이어서 간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하고 여러분도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해당 관계자는 A씨가 유학 경험이 있고 국제교류 행사 주관업무를 주로 한다는 등 이미 알려진 내용을 반복했다. 민간인 신분에 대한 것은 “민간인이라 기타수행원으로 분리되는데 이번 순방에 필요하다면 외교부 장관 결재를 통해 기타수행원을 지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공무원이 아닌 분을 꼭 발탁해서 데리고 갔어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대통령실 해명만으로 굳이 비서관의 배우자가 참석했어야 하는지 해소되지 않아서라고 볼 수 있다.
대통령실 측은 사적 인연을 이유로 들었다. 해당 관계자는 “이분은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 있다”며 “여러 전문성이 있겠지만 대통령 부부의 의중도 잘 이해해야 된다”고 말했다. 6일자 한겨레 보도를 보면 A씨는 윤 대통령 지인의 딸이며 윤 대통령이 이 비서관과 A씨를 중매했다.
이어서 “(A씨가) 행사를 기획했다고 했는데 그러면 의전비서관 역할까지 한 것인지, A씨가 스페인 전문가가 아닌데 영어에 능동하다고 스페인에 같이 간 것 아니냐, 앞으로 순방에도 A씨가 기타수행원 신분으로 함께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질문이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행사를 기획했다고 A씨가 전적으로 다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의전비서관실, 외교부와 함께 기획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다음 순방때도 A씨가 기타수행원으로 참여하는지 알 수 없다”며 “앞으로 순방 국가나 성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신원조회, 보안각서 작성여부'와 '구체적으로 어떤 행사에 배석했는지', 'A씨에 대한 경비가 어떻게 지불 됐는지 그 내역'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체 행사를 기획하는데 참여했고 대표적으로 동포 만찬 간담회 등 행사에 역할을 했다”고 했다. 비용 관련해선 “별도의 보수는 받지 않았다”며 “정상적이라면 당연히 보수를 드리는 게 맞고 인사비서관의 부인이어서 행사에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인사비서관의 부인이다. 그러다보니 이해충돌 등 여러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분 스스로가 자원봉사 하겠다고 자청해서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수행원이기 때문에 신원조최도 이뤄졌고 보안각서도 썼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다음 기자의 질문은 두가지였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만찬장 앞에서 김 여사와 인사하고 박물관 돌아보던 일정도 A씨가 5층 부속실에서 근무하며 미리 일정을 받아보고 의선과 동선을 체크하는데 관여했는데 사실확인 부탁드린다”와 “A씨가 돌아올 때 이코노미석을 탔는데 자기 좌석을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해달라고 요구했다 거절당했다고 취재가 됐는데 확인 부탁드린다”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 방한 행사에 관여했는지 알 수 없다”며 “초기에 A씨의 대통령실 근무를 검토했는데 남편이 인사비서관으로 확정되고 나서 이해충돌 등 문제가 있을 것 같아 본인도 고사했고 결국 채용하지 않았다”며 “그 전에 일부 활동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채용하지 않았고 그로인해 이해충돌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 “이코노미를 타고 온 것으로 알고 있고 비즈니스로 변경 요청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 없는데 다시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해명에 재차 질문이 이어졌다. 기자는 “첫번째 질문이 이해충돌을 물은 게 아니고 바이든 대통령 만나는 일정과 동선”이라고 묻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디까지 관여했는지 알지 못하지만 대통령실이 채용 전부터 근무를 많이 했었는데 지금 채용된 분도 있고 아직 정식 임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 일하는 분들이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에서 일했다는 부분에 대한 질문 역시 꼬리를 이었다. “A씨가 5층 부속실에 매일 출퇴근을 취임식 당일부터 했는데 그러면 며칠까지 여기 출근했던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날짜까지 확인해줘야 될지 모르겠는데 초기에 근무한 것은 사실”이라며 “날짜는 좀 생각해보겠다. 그것까지 확인해줘야 할지에 대해서는”이라고 답했다.
종합하면 A씨가 대통령실에 출근을 했고 채용을 검토했지만 최종 채용은 하지 않았으며, 나토 정상회의에 공무원 대신 민간인 신분으로 동행한 사실이 확인된 내용이다.
기자들은 이러한 전례가 있었는지 물었다. “과거 정부에도 이러한 사례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가 있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일이 확인해보지 않았는데 주치의도 기타수행원이다”라며 “주치의도 무보수 명예직 민간인 신분으로 통역도 일부는 기타수행원”이라고 답했다.
질문의 요지는 기타수행원의 동행여부가 아니라 대통령실 직원 가족의 동행여부다. 따라서 “과거 청와대 직원의 가족이 이런 기타수행원으로 참석한 적이 있나? 없더라도 앞으로 계속 반복될 수 있나?”라는 질문이 나왔다.
대통령실 측은 반복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해당 관계자는 “인사비서관의 부인으로 행사에 참여한 것은 아니다”라며 “상황에 따라서 다시 기타수행원으로 행사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앞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어 채용을 하지 않았다'는 해명이 있었다. 이와 관련 한 기자가 “그러면 김 여사 관련 봉하마을 때도 그렇고 수행원 관련해 논란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A씨가 마드리드 가는데도 고민이 적지 않았을 텐데 간 이유”와 “대통령 부부의 요청이나 희망이 반영됐다고 이해하면 되는가”를 물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A씨는 김 여사를 수행하거나 김 여사 일정을 기획해서 간 것이 아니라 같은 선상에 있지 않다”며 “모든 행사는 다 대통령의 뜻과 의중이 반영될 수 있다”고 답했다.
그 뒤로도 “부담이 있었을 텐데 굳이 이분을”, “외교관의 역할이 있을텐데 그럼에도 민간인에게 기획을 맡긴 이유와 누가 주도적으로 결정했는지”, “애초 나토 행사에 참여한 게 A씨가 하겠다고 한 것인지, A씨는 한방회사 대표인데 어떤 전문성이 있는지 명확하게 답변 바란다”, “오히려 무보수가 더 이상하지 않느냐, 돈을 주고 했어야 이해충돌이 안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이해가 안 가서 한번 더 여쭤보는데 김 여사 일정만 기획한 게 아니라 대통령 부부 일정 전체를 기획한 것이냐”, “김 여사 일정 기획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는 것 아니냐”, “기타수행원은 A씨를 포함해 어떤 분들이 몇 명 있었냐”, “채용절차 밟다가 중단되고 순방 참여한 것을 대통령이 인지했느냐”, “국제교류 전문성 관련 포트폴리오가 제출됐거나 검증과정이 이뤄졌느냐”, “이해충돌 논란을 의식했다고 답했는데 결국 대통령실도 A씨 동행이 문제가 될거로 생각한 것 아니냐” 등 말 그대로 질문이 쏟아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A씨 채용 검토 등에 대해)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포트폴리오는 제출하지 않은 것 같다” 등과 앞서 했던 내용을 반복해 기자들 답변에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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