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브웨이·롯데리아 가격 또 오른다..6개월 만에 재인상
앞서 롯데리아·커피빈 각 6개월·3개월 만에 또 올려
"러-우크라이나 전쟁 탓 밀·팜유 등 원부자재 급등
전기·석유·가스 등 에너지와 물류·인건비도 올라"
"프랜차이즈서 시작된 재인상 흐름 이어질 것" 전망
정부 대책 효과 없어..인상 주기 짧아지고 폭 커져
올 들어 식품·유통업계의 가격 인상이 줄을 잇는 가운데, 커피, 햄버거,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6개월 만에 재인상에 나서고 있다. 밀가루와 식용유 등 원재료 가격 폭등에도 눈치를 살피던 식품·유통업계의 가격 재인상 도미노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는 오는 12일부터 대표 제품군인 15㎝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5.8% 인상한다고 밝혔다. 1월에 이어 반년 만의 인상이다. 값이 오를 메뉴는 15㎝ 샌드위치(18종)와 30㎝ 샌드위치(18종), 사이드메뉴 등 총 74종이다. 15㎝ 에그마요 샌드위치가 4900원으로 300원 오르는 등 15㎝ 샌드위치는 평균 333원 인상된다. 30㎝ 샌드위치는 평균 883원이 뛴다. 써브웨이 쪽은 “물류비·인건비 상승으로 소상공인 가맹점주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써브웨이는 지난 1월 15㎝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283원 올리는 등 인상 조처를 한 바 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도 가격을 반년 만에 또 올렸다. 지난해 12월 제품 판매 가격을 4.1%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 16일부터 버거 상품 등 81종의 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대표 메뉴인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 단품 가격이 각각 41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다.
앞선 5월에는 커피 전문 체인점인 커피빈코리아가 3개월 만에 가격 재인상을 하며 ‘아메리카노 한 잔 5천원 시대’를 열었다. 커피빈은 지난 2월 전체 음료 메뉴 49종의 가격을 100원씩 인상한 데 이어 5월에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등 50종을 100~300원 올렸다. 스몰 사이즈 아메리카노 한 잔이 4900원에서 5000원으로, 카페라떼는 5400원에서 5600원이 됐다.
이들 업체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커피빈 쪽은 “지난 2월 최소한으로 커피 가격을 인상했는데, 우유와 원두 등 각종 원자재 가격 인상과 인건비·임차료·물류비 등 제반 비용이 상승해 부득이하게 추가 조정했다”고 말했다. 롯데리아 관계자 역시 “코로나19 유행 및 국제 정세 불안 등 대외적 원인과 인건비 상승 등 대내적 요인으로 재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처는 인상 주기는 짧아지고, 그 폭은 더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식품·유통업계 쪽은 “농축산물 가격 오름세가 계속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가 겹쳐 가격 인상 요인이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1년에 2번씩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 비판 여론이 비등할 것을 염려해 눈치싸움만 벌이는 상황인데,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가 재인상에 나서고 있어 ‘도미노 현상’처럼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지난해 5년 만에 가격을 올린 라면 3사(농심·삼양·오뚜기)와 팔도, 해태제과, 롯데제과, 에스피시(SPC)삼립 등도 재인상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을 동결하며 버틴 오리온 등 일부 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밀가루와 팜유 가격이 폭등하고 있어 라면이나 제과 업계는 죽을 맛”이라며 “여기에 석유·전기·임금·물류비용도 모두 올라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발표한 한국은행의 지역경제보고서를 보면, 올 들어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인 53%가 ‘연내 가격 인상 계획’이라고 답했다.
정부가 수입산 돼지고기 할당 관세 적용 등 물가안정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생활물가를 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부 가격이 뛰면 정부가 아무리 부가세와 관세를 면제해도 실효성이 별로 없다”며 “최근 가격 재인상 움직임도 정부 대책이 가격 안정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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