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만 최소 29억 원..제주 어선 방화 50대 '모르쇠'[영상]
12시간 진화 작업..동원인력 234명에 장비 28대 투입
제주해경, 현주선박방화 혐의로 50대 남성 긴급체포
50대 남성 "술 취해 기억 안 난다"며 모르쇠로 일관
'29억여 원, 12시간, 234명.' 지난 4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항에서 발생한 어선 화재와 관련해 최소 재산피해액, 진화 작업 시간과 동원 인원이다. 해경은 어선 방화 혐의로 50대 남성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 남성의 범행으로 막대한 재산 피해와 함께 진화 작업에 많은 인원이 투입돼야 했다.
어선 5척에 소방차 1대도 불타…피해 '최소 29억여 원'
서귀포해양경찰서는 현주선박방화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해경은 A씨에 대한 추가 조사와 함께 보강 증거를 확보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4일 새벽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항에 정박해 있던 성산선적 연승어선 3척(29톤‧39톤‧47톤)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불은 화재 발생 12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5시쯤 소방 당국에 의해 꺼졌다. 당시 어선에는 사람이 없어서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지만, 막대한 재산 피해가 나왔다.
이 화재로 어선 3척이 완전히 불에 탔고, 불이 옮아 붙으며 옆에 있던 어선 2척도 일부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특히 진화 작업 과정에서 소방 고성능화학차 1대가 불에 타기도 했다. 소방 당국이 잠정적으로 피해액을 집계한 결과 모두 29억9500만여 원으로 나왔다. 향후 더 늘어날 수 있다.
특히 화재 진화 작업에 애를 먹었다. 소방 당국은 화재 직후 관할 소방서 전체 인력이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는 등 총력 대응했다. 큰 불길이 잡혔지만, 남은 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다시 불길이 올라오기를 반복했다. 급기야 선박의 유류에 불이 붙으며 다시 불길이 거세지기도 했다.
선박들이 불에 잘 타는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만들어져서 진압에 어려움이 더 컸다. 우여곡절 끝에 12시간여 만에 완전히 불을 껐지만, 이 과정에 소방, 의용소방대, 경찰, 해경, 일반직 등 모두 234명이 투입됐다. 지휘차, 펌프차, 고성능화학차, 방제정 등의 장비 28대도 현장에서 사용됐다.
CCTV 영상 보니…A씨 배에서 내린 뒤 폭발성 불꽃
어선 화재 직후 서귀포해경은 사고 현장 등을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사고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해 보니 불이 나기 직전 A씨의 수상한 행동이 포착됐다.
해경이 확보한 CCTV 영상을 보면 화재 직전인 지난 4일 오전 3시 11분쯤 A씨는 본인 소유의 차를 타고 성산항 내 어선들이 정박돼있는 곳에 도착했다. 이후 영상에는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서 흰색 천 장갑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꺼낸 뒤 차량 주유구에 넣었다가 빼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직후인 이날 오전 3시 18분쯤에는 병렬로 정박해 있는 9척의 선박 중 첫 번째 선박의 갑판 위에 올라갔고, 이어 두 번째 선박 갑판을 지나 세 번째 계류돼 있던 B호(29톤)로 넘어갔다. 47분 뒤인 오전 4시 5분쯤 B호 갑판 위로 모습을 드러낸 A씨는 배에서 내린 뒤 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잠시 후 B호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왔고 세 차례의 폭발성 불꽃과 함께 불길이 솟구쳤다.
방화 혐의점을 확인한 해경은 사고 하루 만인 지난 5일 서귀포시 성산읍 한 주차장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선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화재 선박과 관련은 없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A씨는 해경 조사에서 "술에 취해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해경은 범행 동기와 범행 방법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A씨의 주거지에서 당시 A씨가 착용하고 있던 의복 등을 압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감정을 의뢰했다. 또 국과수,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과학수사대, 소방 당국 등과 함께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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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고상현 기자 koss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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