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팔달] "발설 시 성과급 뱉어야"..홈플러스 비밀각서 결국 노동부로

정보윤 기자 2022. 7. 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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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장인들에게 참 반가운 단어 성과급. 

그런데 이런 성과급을 비밀 각서를 써야 받는 곳이 있습니다. 

이를 발설해서도 안 됩니다. 

외부에 알렸다간 토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회사냐고요? 

바로 홈플러스입니다. 

얼마 전 저희 SBS Biz에서 단독 보도로 전해드린 내용인데요. 

이번 주 비즈포커스 시간에 관련 내용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해당 내용 취재한 정보윤 기자 나와 있습니다. 

우선, 비밀각서라는 게 무슨 말입니까? 

[기자] 

홈플러스가 지난 5월 관리자급 일부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비밀서약서를 쓰게 했는데요. 

서약서에는 관련 사실을 공개할 경우 성과급 반납은 물론 해고까지 불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실적을 초과 달성한 직원들에게 지급했다는 홈플러스 측 설명에도 직원들 사이에서는 명확한 기준 없이 일부에게만 지급된 데 따른 불만이 큰 상황입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335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크게 악화된 상태입니다. 

[앵커] 

사실 회사와 직원 간 연봉계약을 할 때 구체적인 액수는 비밀 유지를 하잖아요. 

그런데 성과급을 갖고 외부에 공개할 경우 반납은 물론 해고를 언급하며 엄포를 놓는 건, 상식적이진 않거든요? 

[기자] 

법적으로도 문제소지가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0조에는 위약예정의 금지 조항이 명시되어 있는데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는 내용입니다. 

근로자가 불리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기 위한 조항인데, 들어보시죠. 

[이주영 / 노무법인 '종로' 노무사 : 이미 지급했던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은 노동법의 '위약예정 금지' 위반에 걸릴 수 있습니다. (성과급도 마찬가지고요.) 네, 맞습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성과급의 반납 등을 예정하고 있는 부분은 바람직한 건 아니"라고 전했는데요. 

이어 "'금원의 반납'이라는 표현을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홈플러스 일반 노동조합은 다음 주 초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 홈플러스 고발에 나설 예정인데요. 

이렇게 되면 노동부는 홈플러스의 근로자와의 계약관행 전반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홈플러스가 전에도 비슷한 건으로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다고요? 

[기자] 

홈플러스는 지난 2017년에도 비슷한 논란을 겪었습니다. 

점포 사원 등 직원들에게는 계약연봉의 5%를 일괄 지급하고 팀장 이상 간부급 임원들에게는 20~30%에 달하는 성과급을 차등 지급한 건데요. 

당시에도 간부급 임원들은 이러한 내용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비밀서약서를 썼지만 비밀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앵커] 

혹시 사내에 흘러 다니는 소문 아니었을까요? 

[기자] 

2017년에 임원들에게 지급한 성과급을 정리한 문서를 입수했는데요. 

당시의 부사장 4명과 전무 5명, 상무 12명 등 임원 23명의 이름과 함께 각자에게 지급된 성과급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인당 최대 3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이 지급됐는데, 성과급 어떻게 산정이 됐는지 보여주는 KPI 달성 여부 등도 함께 명시됐습니다. 

홈플러스 측은 "내부 규정에 따라 지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는데요. 

2017년 당시에는 임원진에게 성과급이 지급된 것이 맞지만 올해는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당시 문서 유출한 직원은 서약서대로 징계받았나요? 

[기자] 

지금은 퇴사했는데요.

문서유출과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홈플러스 측은 자발적 퇴사라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다른 걸 다 떠나서 통상적으로 성과급은 동기부여 수단으로 활용되는데, 홈플러스는 이렇게 비밀리에 지급하는 이유는 뭐라고 하나요? 

[기자] 

홈플러스 관계자는 "성과급을 받았다는 게 소문이 나면 주변에 한 턱 쏴야 하는데 금액이 크지 않다 보니 직원들 하소연이 있었다"라고 말했는데요. 

성과급을 받는 직원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비밀리에 지급했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면서 '성과급 반납', '징계해고' 등을 경고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출을 방지하고자 표현을 강하게 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특별 포상금 등의 제도를 확대하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홈플러스 내부망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대상으로 특별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는데요. 

여기에는 구체적인 지급 조건과 지급액이 명시됐습니다. 

[앵커]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정보윤 기자, 후속 내용 취재되는 대로 다시 전해주시고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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