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성설계' 홍장표 "한덕수 발언 실망..KDI에 남을 이유 없어"

이철 기자 2022. 7. 6. 14: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설계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현 정부의 사퇴 압박과 관련해, 국책연구기관의 중립성을 언급하며 "(현 정부가) 제 의견에 귀를 닫는다면 KDI 원장으로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며 사퇴를 시사했다.

앞서 한 총리는 지난달 28일 기자단 만찬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설계자가 (윤석열 정부의) KDI 원장으로 앉아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바뀌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구의 중립성과 법 취지 훼손" 비판하며 사퇴 시사
KDI "사퇴 직접 언급 안 해, 현 단계서 사퇴는 아냐"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KDI 제공)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설계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현 정부의 사퇴 압박과 관련해, 국책연구기관의 중립성을 언급하며 "(현 정부가) 제 의견에 귀를 닫는다면 KDI 원장으로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며 사퇴를 시사했다.

홍 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주 (한덕수) 총리께서 연구의 중립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법률의 취지와 달리 '같이 갈 수 없다, 바뀌어야 한다'고 하신 것은 연구의 중립성과 법 취지를 훼손시키는 부적절한 말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 총리는 지난달 28일 기자단 만찬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설계자가 (윤석열 정부의) KDI 원장으로 앉아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바뀌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홍 원장은 "국책연구기관은 연구의 자율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원장의 임기를 법률로 정하고 있다"며 "이는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을 넘어 오로지 국민을 바라보고 연구하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총리께서 저의 거취에 관해 언급하실 무렵, 감사원이 KDI에 통보한 이례적인 조치도 우려된다"며 "만약 총리께서 KDI와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연구에만 몰두하고 정권의 나팔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의 동의를 구해 법을 바꾸는 것이 순리"라고 지적했다.

이날 홍 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민간주도 성장'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표방한 민간주도성장은 감세와 규제완화를 핵심 축으로 한 이윤주도성장"이라며 "대기업에는 감세 혜택을 주고 임금은 억제해서 이윤을 늘려줘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이는 지난 10년 전 이명박 정부 집권 초기에 표방한 '비즈니스 프렌들리'와 다르지 않다"며 "윤석열 정부의 민간주도성장은 현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대전환의 시대를 대비하기에는 미흡해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홍 원장은 "생각이 다른 저의 의견에 총리께서 귀를 닫으시겠다면, 제가 KDI 원장으로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며 "그렇지만 정권이 바뀌고 원장이 바뀐다고 해서 KDI와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보고서가 달라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구기관의 자율성은 존중돼야 한다. 그래야만 KDI와 국책연구기관들이 국민의 미래를 여는 연구원이 될 수 있다"며 "총리께서는 부디 다름을 인정하시고 연구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청취해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대전환의 시대를 선도하시길 소망한다"고 당부했다.

KDI 측은'이번 홍 원장의 입장문이 사퇴를 뜻하는 것이냐'는 질의에 "사퇴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바는 없다. 지금 단계에서 사퇴는 아니댜. (판단이) 너무 빠른 것 같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ir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