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순방에 '민간인' 인사비서관 부인 동행..해명에도 논란 확산
이해충돌 지적엔 "별도 보수 없어..전문성과 오랜 인연"
"초기에 부속실 근무, 채용 절차 밟으려고 했던 건 사실"
野, '비선보좌' 논란에 "朴정권 답습하나..국정조사해야"
문제가 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대통령실 인사 업무를 다루는 인사비서관의 부인이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1호기’를 이용했고, 대통령 부부가 묵었던 마드리드 숙소에 함께 머무르는 등 해외 일정에 동행한 것 자체가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비판이다. A씨는 유명 한방의료재단 이사장의 딸로, 한방 관련 회사 대표를 지냈으며 윤 대통령 취임을 앞둔 지난 4월30일 등기이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서관은 검사 출신으로 윤 대통령 부부의 측근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실 비서관 가운데 최연소인 이 비서관(1980년생)은 검사 시절 대전지검에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에 참여했다. 검사 퇴직 후 윤 당선인 캠프에 합류했고,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인사검증 업무를 맡아왔다.
이 비서관 부인인 A씨는 윤 대통령 부부보다 닷새 앞서 선발대의 일원으로 스페인으로 출국했고 귀국할 때는 대통령 전용기인 1호기에 탑승했다. 항공편과 숙소가 A씨에게 지원됐다. 다만 수행원 신분인 데다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은 만큼 특혜나 이해충돌의 여지가 전혀 없다는 게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상적이라면 당연히 보수를 드리는 게 맞다”며 “A씨가 민간 전문가라 행사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인사비서관 부인이란 면에서 이해충돌 등 여러 법적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스스로 무보수 자원봉사를 자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문역량’을 거듭 강조했다. 11년가량 유학하는 등 해외 체류 경험이 풍부해 영어에 능통하고, 기존 회사에서 국제교류 행사 기획 등을 담당해 관련 경험이 풍부해 도움을 주게 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대통령실과 외교부도 국제 행사를 기획하는데 공무원이 아닌 사람을 꼭 발탁해서 데려갔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이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대통령실은 “A씨가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 있다”며 “행사 기획이라는 게 여러 분야가 있고 전문성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 부부의 의중도 잘 이해해야 최대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A씨는) 전체 일정을 기획하고 지원한 것으로, 김 여사를 수행하거나 김 여사 일정으로 간 것이 아니다”라며 “많은 분이 자꾸 (김 여사) 수행을 얘기하는데 한차례도 수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부속실에 근무하면서 A씨가 대통령과 김 여사의 일정에 관여했느냐’는 질문에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A씨의 대통령실 채용 절차 여부에 대해서는 “초기에 대통령실 채용을 검토한 적이 있다. 실제 채용 절차를 밟으려다가 이해충돌 문제로 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그 이후에는 대통령실 업무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5층 부속실에 언제까지 출근했나’라는 질문에는 “날짜까지 저희가 확인해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초기에 근무한 것은 사실이고, 채용 절차를 밟으려고 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채용하지 않기로 했고, 앞으로도 채용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김 여사가 지난달 13일 김해 봉하마을 방문 당시 ‘십년지기’ 1명을 비롯해 코바나컨텐츠 출신 대통령실 직원 2명이 동행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사적 수행·채용’ 논란이 일었던 점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자칫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공식기구, 즉 제2부속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재점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6일 윤 대통령 부부 해외순방에 민간인 신분인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이 동행한 것을 거세게 비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빗대며 국정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김건희 여사가 개인적으로 지인을 해외순방에 데리고 갔다는 것은 국회에서 굉장히 심각하게 따져봐야 할 문제”라며 “국가의 기강에 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해당 인물은 민간인 자원봉사자라고 밝힌 것을 두고는 “최순실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무슨 보수를 받았는가. 그런데 국정농단이 생겼다”며 “지인을 대동하고 다니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이 없는 영부인은 국가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의겸 의원도 SNS를 통해 “국정농단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씨는 민간인 자원봉사자’라고 했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겠는가”라며 “국정농단이 벌어지고 있다. 엉뚱한 궤변은 듣고 싶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권 주자인 강훈식 의원은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강 의원은 “민간인이 단순 동행이 아닌, 사전답사를 다녀오고 선발대로 출발했다고 한다”면서 “비선 실세에 분노해 대통령을 탄핵한 게 불과 5년 전이다. 명백한 국기 문란 사건으로 좌시할 수 없어 국정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대한민국 정부의 수준이 구멍가게 수준으로 전락했다”고 날을 세웠다. 전용기 의원은 페이스북에 “비선보좌”라며 “국민들은 국가 공조직을 멍들게 하는 비선 조직이 나타날까, 윤석열 대통령실이 과거 박근혜 정권을 답습할지 불안해한다”고 썼다. 고민정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 사유화이자 비선의 공무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북한과 전쟁 나면 참전하겠습니까?”…국민 대답은?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박지윤 최동석 향한 이혼변호사의 일침…"정신 차리세요"
- “이 나이에 부끄럽지만” 중년 배우, 언론에 편지…내용 보니 ‘뭉클’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식대 8만원이래서 축의금 10만원 냈는데 뭐가 잘못됐나요?” [일상톡톡 플러스]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