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160바퀴' 돈 집념..10년간 국내 돌아온 문화재 784점

김예나 2022. 7. 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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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밖에 흩어진 우리 문화재의 제자리 찾기를 위해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설립된 지 10년 만에 약 780여 점의 문화재가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6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따르면 재단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로 환수된 문화재는 모두 784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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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소재문화재재단 활동 10년 성과..기증·경매·영구대여 통해 반환
환수 문화재 중 보물도 2점.."유출 경위·문화재 가치 등 확인해 환수"
우리나라에 돌아온 겸재 정선의 화첩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전 언론 공개행사에서 관계자가 2005년 독일에서 돌아온 겸재 정선 화첩을 살펴보고 있다. 국외소재문화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이해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오는 7일부터 9월 25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2022.7.6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나라 밖에 흩어진 우리 문화재의 제자리 찾기를 위해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설립된 지 10년 만에 약 780여 점의 문화재가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6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따르면 재단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로 환수된 문화재는 모두 784점이다. 기증 680점, 매입 103점, 영구 대여 1점 등이다.

김계식 재단 사무총장은 이날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전시 설명회에서 "현재 2점이 보물로 지정됐고 1점은 보물 지정 심사 중"이라며 "그 밖에 환수된 문화재 가운데 (국가지정 문화재) 지정 건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사례를 보면 2019년 반환된 '문인석'(文人石) 한 쌍은 외국 박물관이 우리 유물의 소장 경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법성을 파악한 뒤 자진해서 돌려준 대표적 사례다.

문인석은 보통 조선시대 사대부의 묘에 세워진 것으로 보는데, 두 석상의 경우 한쪽은 입을 다물고 한쪽은 입을 벌린 채 쌍을 이뤄 희귀한 사례로 여겨진다.

이 유물은 1983년 한 독일인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활동하는 골동품상에게서 사들여 독일로 건너갔고, 이후 로텐바움박물관이 1987년 구매했다고 알려졌다.

로텐바움박물관은 소장 경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국 측으로부터 독일 반입의 불법성을 확인하자 자발적으로 연방정부 및 함부르크 주 정부와 협의를 거쳐 반환을 결정했다.

독일로 반출됐다 다시 돌아온 '문인석' 전시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전 언론 공개행사에서 관계자들이 2019년 독일에서 돌아온 문인석을 살펴보고 있다. 이 문인석은 조선시대 사대부의 묘에 설치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 쌍으로 이뤄진 이 문인석은 서로의 입모양이 다른 희귀한 사례다. 국외소재문화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이해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오는 7일부터 9월 25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2022.7.6 hkmpooh@yna.co.kr

순조와 순원왕후의 셋째 딸로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1822∼1844년)의 인장(印章)은 경매를 거쳐 미국에서 돌아온 사례다.

공주 인장은 공주의 존재와 지위를 드러내는 의례용 도장으로 실제로 날인하는 데 쓰이기도 했는데, 조선시대 공주의 인장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지 않아 가치가 높은 것으로 판단됐다.

이에 재단은 2018년 덕온공주 인장이 경매에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법률 검토 결과 매매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문화재청 위임을 받아 인장을 매입했다. 당시 낙찰가는 19만 달러(한화 약 2억원)으로 알려졌다.

문화재를 환수하는 과정에서 민간 기업이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서비스하는 게임사 라이엇게임즈는 2012년 6월 문화재청과 후원 약정식을 한 이래 현재까지 총 68억원 이상을 문화재 보호를 위해 써달라고 기부한 바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문화재 환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조선시대 불화인 '석가삼존도', 조선시대 왕실 관련 인장 '중화궁인'(重華宮印) 등 5건을 구매해 문화재청에 기증했다.

김계식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무총장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1월 기준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21만4천208점으로 파악된다. 이들 모두 경매를 거쳐야 할까.

강임산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지원활용부장은 "불법적인 과정을 거친 유물이 유통되지는 않는지, 돈을 주고라도 사와야 할 값진 유물이 있는지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며 (환수 방법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경매에서 문화적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문화재가 확인되면 재단은 관계기관 및 전문가들과 내부 평가를 진행한 뒤 경매에 참여할 입찰가를 정한다.

강 부장은 "전문가 논의를 거쳐 비슷한 유물이 최근 얼마에 거래됐는지 합리적으로 금액을 도출해 입찰에 응한다"며 "보통 긴급매입비를 활용해 경매에 참여하는데 예산 문제로 (낙찰에) 실패한 일은 아직 없다"고 했다.

재단은 지난 10년을 밑거름 삼아 문화재 환수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재단 직원들이 문화재 환수 등을 위해 지난 10년간 비행한 거리가 총 629만㎞로, 지구는 160바퀴, 달나라 왕복으로는 8.3회에 해당한다"며 "이번 환수 문화재 전시를 '제2의 출발점'으로 삼고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1월 기준 국외 소재 문화재 현황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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