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청소노동자 동조 집회 "노동자와 학생, 모두 구성원이다"

청소경비노동자 투쟁에 연대하는 연세대 학생들이 6일 서울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가 청소경비노동자의 노동권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물론 학생들 학생권 보장받아야 한다. 하지만 노동자들도 이 학교 구성원들이다."

6일 연세대 청소·경비노동자들 집회에 연대하는 재학생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장찬 정의당 연세대 학생위원회 위원장은 "한쪽에선 수업을 받을 때 다른 한쪽에선 열악한 조건에서 강도 높은 노동을 하면 그건 아름다운 공동체인가"라고 말했다.

연세대비정규노동문제해결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이날 오전 11시쯤 연세대 백양관 앞에서 '청소경비노동자 투쟁 연대 회견'을 열고 "노동자와 학생 모두 연세대 구성원"이라며 "연세대는 각성하라"고 밝혔다.

연세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은 지난 3월부터 4개월째 △교내 샤워실 확충 △인력 충원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연세대 학생 3명은 집회 주최 측을 상대로 민·형사 고소를 했다.

해슬 공동위 집행위원장은 "최근 연세대 학생이 청소·경비노동자들을 고소한 사건이 널리 알려졌다"며 "이는 학교가 교육기관으로서 정의가 무엇인지 가르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밝혔다.

마이너리티공동체 마실의 대표 홍준(활동명)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시끄럽다'며 법의 논리로 처벌하겠다는 것은 얼마나 폭력적이고 모순적인가"라며 "노동자들의 노동이 우리 공동체를 지탱한다면 학생들은 이들 투쟁을 지지할 의무가 있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사회과학대 교지 편집장을 맡은 연지(활동명)은 "지난 10여년 학내 언론이 기록한 투쟁을 추적했더니 대학에 세련된 건물이 들어오고 학교의 권위는 견고해졌지만 청소노동 실태는 놀라우리만치 변하지 않았다"며 "누군가 자꾸 투쟁에 내몰린다면 그건 모두의 책임"이라고 했다.

공동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연세대는 15년간 노동자들 요구를 무자비하게 거절하고 투쟁이 끝나기를 수수방관 기다리기만 했다"며 "학교 당국을 향한 분노를 참을 수 없다. 원청과 학교로서 연세대의 책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재학생들을 상대로 청소·경비노동자들 집회에 연대하는 서명을 했다. 공동위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3000여명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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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 zk007@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