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스 의존도 줄이려 신규 LNG 터미널 건설하는 독일..2차대전 때 해저 불발탄에 작업 차질
독일이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추진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건설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바다에 버려진 불발탄 제거 작업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북부 브룬스뷔텔과 빌헬름스하펜, 슈타데 등 세 곳에 LNG 터미널을 건설해 미국, 캐나다, 카타르에서 들여온 LNG를 저장할 계획이다.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독일에는 LNG 터미널이 한 곳도 없다.
LNG 터미널 건설이 예정된 독일 북부에 버려진 다량의 불발탄이 건설 작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독일에 접한 북해와 발트해에는 포탄, 어뢰, 기뢰 등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제조된 160만톤의 불발탄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은 종전 후 연합군이 독일군의 무장을 해제하는 과정에서 폐기된 무기들이다. 불발탄을 제거하지 않으면 LNG 수송선의 안전한 진입을 보장할 수 없다. 수송선에서 내린 닻이 불발탄의 뇌관을 건드려 폭발할 위험도 있다.
문제는 과거 연합군이나 독일 정부의 기록이 없는 곳에 버려진 불발탄의 규모나 위치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다. 1970년 독일 정부가 어민들을 인터뷰한 자료에 따르면 연합군 수뇌부는 독일 어부들에게 무기를 폐기하는 대가로 돈을 지급했는데, 어부들은 최대한 이윤을 내기 위해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 투기하는 경우가 흔했다. 그나마도 서방 연합군이 폐기한 무기에 대해선 최소한의 자료라도 남아 있지만 당시 소련군이 폐기한 무기에 대해서는 믿을 만한 자료가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한편 독일은 러시아의 가스공급 축소로 어려움을 겪는 독일 에너지기업들의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위해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 중이다. 로베르트 하벡 경제장관은 “우리는 상황이 나빠지는 것을 대비해야 한다”면서 “다가오는 겨울에 기본적인 공급량을 확보하고 에너지 시장이 최대한 버틸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에서 러시아 가스를 가장 많이 구입하는 독일 에너지기업 우니퍼는 지난달 30일 러시아의 가스공급 축소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독일 정부의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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