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논란' 英 장관 2명 사임..존슨 총리 입지 또 '흔들'

오현우 2022. 7. 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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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게이트'로 불신임 투표를 치렀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가 또 한번 실각 위기를 맞았다.

주요 부처 장관이 연달아 총리를 비판하며 사임을 표명했다.

5일(현지시간) 저녁 존슨 총리는 과거 성 비위를 저지른 크리스토퍼 핀처 보수당 하원의원을 보수당 원내부총무로 임명한 건 잘못한 일이라고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자비드 장관은 사임 발표문을 통해 "존슨 총리를 더는 신뢰할 수 없다"며 "내각에서 양심을 지키며 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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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논란으로 핵심 관료 2명 사임
파티 게이트 이어 스캔들 이어져
英 국민 69% "총리 퇴진하라"

‘파티 게이트’로 불신임 투표를 치렀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가 또 한번 실각 위기를 맞았다. 최근 불거진 인사 논란에 석연치 않은 해명을 늘어놔서다. 주요 부처 장관이 연달아 총리를 비판하며 사임을 표명했다.

5일(현지시간) 저녁 존슨 총리는 과거 성 비위를 저지른 크리스토퍼 핀처 보수당 하원의원을 보수당 원내부총무로 임명한 건 잘못한 일이라고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핀처 의원은 지난달 30일 술에 취해 남성 두 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원내부총무직에서 물러난 데 따른 대응이었다.

사과는 했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핀처 의원의 과거가 드러나며 총리가 거짓해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서다. 핀처 의원이 2019년 외무부 부장관을 역임할 때에도 성 비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사건을 존슨 총리가 알면서도 지난 2월 당의 원내부총무로 임명했다는 지적이다. 

총리는 말을 계속 바꿨다. 지난 1일 총리실에선 핀처 의원의 과거를 몰랐다고 공언했다. 지난 4일에는 관련 의혹을 알고 있었지만 정식으로 문제 제기가 되지 않았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5일 사이먼 맥도널드 전 외무부 차관이 총리가 관련 사안을 직접 보고 받았으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자 총리실에선 존슨 총리가 보고는 받았지만 기억을 못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한던 총리는 국민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성 비위 사건을 알고 있었다고 시인한 것. 2019년에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게 실수라고 밝혔다. 다만 끝까지 거짓말은 아니었다고 버텼다.

총리의 사과문 발표가 공개된 뒤 내각의 장관 두 명이 사표를 던졌다. 리지 수낙 재무부 장관과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이 사임의사를 밝혔다. 자비드 장관은 사임 발표문을 통해 “존슨 총리를 더는 신뢰할 수 없다”며 “내각에서 양심을 지키며 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수낙 장관은 “정부는 제대로, 유능하게, 진지하게 일해야 한다”며 “팬데믹 이후 경제 충격,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어려운 시기에 물러나는 것은 가벼운 결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관을 비롯해 하위 관료들도 사퇴 행렬에 동참했다. 이날 6명이 동시에 사임의사를 밝혔다. 빔 아폴라미는 보수당 부의장직에서 물러났고 알렉스 초크 법무부 차관도 사임했다. 

존슨 총리 불신임 사안이 다시 불붙었다. 존슨 총리는 지난해 말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어기고 파티를 했다는 의혹 때문에 지난달 6일 불신임투표가 개최됐으나 부결됐다. 보수당 안팎에선 투표 후 유예기간 1년을 두는 규정을 개정해 다시 투표를 하자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정면돌파를 감행했다. 두 장관의 사임에 유감을 표하며 후속 인사를 단행했다. 나딤 자하위 교육부 장관을 재무부 장관으로 선임했고, 스티브 바클레이 비서실장을 보건부 장관 자리에 앉혔다. 공석이 된 교육부 장관 직에는 미셸 도닐런 교육부 차관을 영전시켰다.

총리의 행보에 여론은 악화됐다.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 국민 중 69%가 총리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지율이 급락하자 당에서도 쇄신 요구가 거세졌다. 한 보수당 의원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당장이라도 총리를 관저에서 내쫓고 싶다”고 밝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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