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평 쪽방 폭염 속 에어컨 설치 나섰지만..전기요금 인상에 '그림의떡'

구진욱 기자 2022. 7. 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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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돈의동 103번지 일대 쪽방촌.

7년째 거주 중인 김모씨(64·남)는 연일 30도를 훌쩍넘는 폭염 속에도 올여름 쪽방촌 내 새롭게 설치된 에어컨을 쉽게 틀지 못했다.

◇서울시, 지난해부터 올해 여름 초 '쪽방촌 내 에어컨 설치 사업'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종로구청은 지난해부터 올해 여름까지 돈의동 쪽방촌을 대상으로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후원금 사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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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부담에 '서로 눈치만'..별도 지원 필요
폭염이 계속된 3일 서울의 한 쪽방촌에서 어르신이 선풍기 바람을 쐬며 방안에 홀로 누워 있다. 2022.7.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이번달 전기요금이 많이 올랐다고 방세를 1만원 더 올렸어요"

서울 종로구 돈의동 103번지 일대 쪽방촌. 7년째 거주 중인 김모씨(64·남)는 연일 30도를 훌쩍넘는 폭염 속에도 올여름 쪽방촌 내 새롭게 설치된 에어컨을 쉽게 틀지 못했다. 2달새 늘어난 전기요금 탓에 집주인이 방세를 1만원 더 올렸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할 구청의 주도로 쪽방촌에 속속 에어컨이 설치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전기요금에 따른 월세 상승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 건물주들 역시 치솟는 전기요금이 부담이다.

◇서울시, 지난해부터 올해 여름 초 '쪽방촌 내 에어컨 설치 사업'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종로구청은 지난해부터 올해 여름까지 돈의동 쪽방촌을 대상으로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후원금 사업을 진행했다. 이에 돈의동 쪽방촌에는 총 26개동, 28개의 에어컨이 쪽방촌 내 건물 복도에 설치됐다. 서울 창신동 쪽방촌 역시 2대의 에어컨이 설치됐다.

서울시 자활지원과 관계자는 "무더위 취약계층인 서울시내 5개 쪽방촌에 올해까지 150대의 에어컨을 지원해 설치할 계획"이라며 "이번주 말까지 수요조사를 마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무더위 취약계층인 쪽방촌 주민을 위한 에어컨 설치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에어컨 설치로 인한 전기요금 부담탓에 건물주들이 불만을 토로하기 때문이다.

쪽방상담소 한 관계자는 "쪽방촌 내 거주하는 집주인이 대략 10여명 된다"며 "(거주민들에게) 방세를 받아 직접 전기세를 내는 건데 집주인들도 인상된 전기요금에 골머릴 앓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에어컨 설치 사업에 있어 최종적으로 건물주의 동의도 필요하다"며 "건물주 동의없이 사업 진행은 어렵다"고 했다. ◇역대급 폭염 속 여름나기 준비 중인 쪽방촌 주민…에어컨 '그림의 떡' 주민들 역시 에어컨 설치가 마냥 달갑지 않다. 무더위보다 무서운 것이 바로 전기요금이기 때문이다.

85개동, 737개실(室), 거주민 550여명이 거주하는 이곳 돈의동 쪽방촌은 주민 60%가 기초수급자다. 생활물가가 치솟고 전기요금 역시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에게 에어컨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김씨는 "올여름부터 복도에 에어컨이 설치됐지만 전기요금이 많이 나와 틀기 어렵다"며 "집주인이 2달 새 전기료가 많이 나왔다며 방세를 올렸는데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방값이 늘어날까 노심초사한 주민들은 서로 눈치만 보며 쉽게 에어컨을 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폭염에 지친 이들은 더위를 피해 인근 공원으로 모이기도 했다.

4층 건물 제일 꼭대기 쪽방에 거주하는 류모씨(68)는 "방 안은 창문도 없고 여름에 너무 덥다"며 "열대야에 잠을 설친 나머지 최근에는 아침 일찍부터 공원에 나와 더위를 식힌다"고 말했다.

인근 공원에 같이 더위를 식히던 김모씨는 "아직 7월 초인데 많이 덥다"며 "이번 여름에는 더위가 역대급이라고 하던데 벌써 두렵다"고 얘기했다.

기상청이 이날 발표한 '2022년 6월 기후 특성'에 따르면 올해 6월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1.2일)는 기상 관측 시작된 1973년 이래 처음으로 1일을 초과했다. 특히 서울의 열대야는 1~4위 기록을 25년만에 모두 경신했다. 종전 1997년 6월19일 24도 기록을 29일 25.7도, 27일 25.4도, 26일 24.8도, 29일 24.4도로 모두 앞질렀다. 사상 첫 6월 열대야도 이틀 나타났다.

기상청은 뜨겁고 습도 높은 구름을 동반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저기압 사이에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강하게 불면서 맑은 날뿐만 아니라 비가 내리는 날에도 평년보다 기온이 매우 높았다고 분석했다.

폭염이 계속된 3일 서울의 한 쪽방촌에서 약대 동아리 학생들이 어르신의 안부를 살피며 약을 전달하고 있다. 2022.7.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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