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중단' 둔촌주공 조합, "중재상황 난관..오세훈 시장 면담 추진하겠다"

둔촌 조합장 "시공사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 내"
조합, 4차례 중재안 모두 수용..PM사는 수용불가
서울시 "중재 끝난 것 아니다. PM건도 중재진행"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현장 모습. 연합뉴스

공사중단 석달째로 접어든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재건축사업과 관련해 조합이 6일 전체 조합원들에게 “중재상황이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는 내용의 문자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가 지난 5월 말부터 한달 가까이 2차 중재를 진행해왔지만 상가PM사 유치권 행사 문제와 공사개시 시점 등을 놓고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현철 조합장은 문자를 통해 “조합은 지난 총회 직후부터 서울시에 적극적 중재를 요청했고, 공사중단 및 사업파행을 합의에 의해 해결하는 방안을 서울시 관계자들과 논의해왔다”면서 “서울시는 5월 27일 첫 번째 중재안을 제시한 이후 총 4차례 중재안을 통해 양측의 입장을 조율해왔다”고 밝혔다.

조합은 서울시가 제시한 4차례의 중재안을 모두 수용했지만, 시공사가 번번히 거부하면서 조합이 많은 양보를 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지난 6월 28일, 29일 시공사가 연이어 독자적으로 합의안을 작성해 서울시에 통보하면서 중재상황이 난관에 봉착했다는 것이 조합의 설명이다.

김 조합장은 “시공사가 28일, 29일에 제출한 안은 그 내용이 너무 일방적이어서 조합으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공사업단이 합의안에 상가 PM사가 현재 상가동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공사재개가 어렵다는 조건을 건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얘기다.

단지 내 상가재건축사업관리사(PM)인 리츠인홀딩스는 지난 5월 28일부터 주상복합 상가동 및 5호선 라인 상가동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시공사업단은 조합과 PM사 간에 이어지고 있는 분쟁을 해결하고, 확정된 주상복합동 상가변경설계안(실시설계도서)을 받아야 공사를 할 수 있다고 밝혀왔지만 조합은 PM사와의 갈등 해결은 합의문에서 제외했다.

시공사업단은 PM사의 유치권 해제없이는 공사재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상가가 들어서는 주상복합 단지의 유치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 위로 아파트를 지을 수 없어 주상복합동 약 200가구의 입주가 묶일 수 있다.

김 조합장은 “특히 시공사와 무관한 상가 PM사 문제를 갑자기 끌어들여, PM사와의 합의가 완결되고 총회추인이 끝나야 공사재개를 하겠다는 것은 내년 중반쯤에도 공사재개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가겠다는 뜻”이라며 “도대체 합의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조합은 오세훈 서울시장 면담을 통해 이번 공사중단 갈등을 해결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합장은 “7월 1일부로 새 임기를 맞으신 오세훈 시장님께서도 선거직전에 ‘둔촌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하신 바도 있다”면서 “이제 조합은 더이상 중재를 위해 숨소리까지 줄이지는 않겠다. 현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는 것은 온전히 저(조합장)의 몫”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상가 관련문제는 중재과정에서 순서가 뒤로 밀렸던 것 뿐이고, 상가와 관련한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합의도 계속 진행해나갈 것”이라며 “중재결렬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