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에 유가 9% 폭락..배럴당 45~380달러 널뛰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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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5일(현지시각) 원유 가격이 9% 안팎의 폭락세를 보였다.
원유 가격 폭락은 미국 등의 경기침체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는 가운데 휘발유와 디젤유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 금융시장도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으로 경기침체 전망이 강함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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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40달러 육박 브렌트유는 9.5% 폭락
경기침체 전망에 미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투자은행별 유가 전망은 몇배 벌어져 혼돈
우크라 전쟁에 유가 방향 상당폭 좌우될듯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5일(현지시각) 원유 가격이 9% 안팎의 폭락세를 보였다. 경기침체의 징후로 불리는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는 배럴당 8.2% 폭락한 99.50달러로 장을 마쳤다. 서부텍사스유가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5월11일 이후 처음이다. 서부텍사스유는 장중 한때 10%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브렌트유는 9.5% 폭락한 102.7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가격 폭락은 미국 등의 경기침체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는 가운데 휘발유와 디젤유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3월에 브렌트유가 140달러에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지금 가격은 상당한 안정세라고 볼 수 있다.
미국 금융시장도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으로 경기침체 전망이 강함을 보여줬다. 이날 장중에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2.792%로 10년 만기 국채(2.789%)를 넘어섰다. 통상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낮은 단기 국채 금리가 장기 국채를 추월하는 것은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유력한 지표로 꼽힌다.
유가 하락이 경기침체의 전조 역할을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소비국들로서는 수요·공급 원리의 작동으로 유가가 내려가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다. 달러 가치가 오른 것도 주로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 안정에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문제가 겹쳐 원유 가격 방향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상당하다. 미국 주요 투자은행들의 유가 전망치가 서로 몇 배나 차이 나는 기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시티그룹은 전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자료에서 브렌트유 기준으로 연내에 배럴당 6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고, 내년 말까지는 45달러로 추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티그룹은 “역사적으로 석유 수요는 최악의 세계 경기침체 때만 감소한다”며 “하지만 유가는 모든 경기침체 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침체로 실업률과 파산이 증가하면 석유 등 상품 가격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유가가 다시 종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상품시장 분석 책임자인 제프리 커리는 이날 <시엔비시>(CNBC)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은 미래의 경기침체를 반영하려고 하지만 상품시장은 다르다”며, 빡빡한 공급 사정 때문에 브렌트유가 다시 140달러를 향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의 ‘보복 감산’을 전제로 유가가 38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제시된 상태다. 제이피모건체이스는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산 석유 가격 상한제에 맞불을 놓기 위해 러시아가 하루 500만배럴씩 공급을 줄이면 유가가 이 정도에 이를 수 있다고 최근 예상했다.
투자은행들의 유가 전망이 적게는 45달러에서 많게는 380달러까지 벌어진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이들의 전망을 종합해 대략적인 방향을 가늠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정도다. 이는 미국 등의 경기침체가 상품 가격 하락을 동반하는 전형적 침체가 될 것이냐, 인플레이션과 침체가 함께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될 것이냐와도 이어진 문제다. 이와 관련해 유가는 서구의 대러 압박이나 러시아의 보복 가능성이라는 변수에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 저널>은 원유 가격이 많이 내려가도 소비자들이 쓰는 휘발유나 디젤유는 그만큼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했다. 이는 세계 정유업계의 생산 능력이 제한적이고, 시설을 추가하려면 몇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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