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비서관 부인 '나토行'..이해충돌·김여사 사적수행 뇌관되나
이해충돌 지적엔 "별도 보수 없어..전문성과 오랜 인연"
"초기에 부속실 근무, 채용 절차 밟으려고 했던 건 사실"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지난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스페인 방문 당시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인 A씨가 동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관련 논란이 6일 확산하고 있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대통령실 인사 업무를 다루는 인사비서관의 부인이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1호기'를 이용했고, 대통령 부부가 묵었던 마드리드 숙소에 함께 머무르는 등 해외 일정에 동행한 것 자체가 이해충돌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A씨는 유명 한방의료재단 이사장의 딸로, 한방 관련 회사 대표를 지냈으며 윤 대통령 취임을 앞둔 지난 4월 30일 등기이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쟁점은 A씨가 스페인 방문 기간 수행한 업무가 김 여사 일정 관련이었는지 여부다. 민간인 신분으로서 사실상 제2부속실 역할을 수행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민간인인 A씨가 현지에서 김 여사를 수행한 적이 없었다면서 A씨는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은 기타 수행원 신분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통령실은 A씨가 대통령실에 근무한 적이 있었으며 채용절차가 추진됐었다는 점은 확인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의 대부분은 해당 논란에 집중됐다.
이해충돌 논란…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이라 간 게 아냐"
대통령실 비서관 가운데 최연소로 1980년생인 이 비서관은 검사 시절 대전지검에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에 참여했다. 검사 퇴직 후 윤 당선인 캠프에 합류했고,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인사검증 업무를 맡아왔다.
A씨는 윤 대통령 부부보다 닷새 앞서 선발대의 일원으로 스페인으로 출국했고 귀국할 때는 대통령 전용기인 1호기에 탑승했다.
항공편과 숙소가 A씨에게 지원됐다. 다만 수행원 신분인 데다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은 만큼 특혜나 이해충돌의 여지가 전혀 없다는 게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상적이라면 당연히 보수를 드리는 게 맞는다"며 "A씨가 민간 전문가라 행사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인사비서관 부인이란 면에서 이해충돌 등 여러 법적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스스로 무보수 자원봉사를 자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문 역량'을 거듭 강조했다. 11년가량 유학하는 등 해외 체류 경험이 풍부해 영어에 능통하고, 기존 회사에서 국제교류 행사 기획 등을 담당해 관련 경험이 풍부해 도움을 주게 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대통령실과 외교부도 국제 행사를 기획하는데 공무원이 아닌 사람을 꼭 발탁해서 데려갔어야 하는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A씨가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 있다"며 "행사 기획이라는 게 여러 분야가 있고 전문성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 부부의 의중도 잘 이해해야 최대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A씨가 1호기 좌석을 이코노미에서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해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말이 있다는 한 기자의 질문에는 "이코노미를 탄 것으로 안다. 비즈니스로 변경 요청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이 관계자는 답했다.
대통령실은 무보수 명예직인 대통령 주치의나 민간 통역도 '기타 수행원'이라면서 "민간인 대부분은 기타 수행원이다. 민간 부문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분은 다 기타 수행원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2부속실 역할?' 비선보좌 여부 논란…"초기 부속실 근무는 사실, 김여사 수행 없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A씨는) 전체 일정을 기획하고 지원한 것으로, 김 여사를 수행하거나 김 여사 일정으로 간 것이 아니다"라며 "많은 분이 자꾸 (김 여사) 수행을 얘기하는데 한차례도 수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부속실에 근무하면서 A씨가 대통령과 김 여사의 일정에 관여했느냐'는 질문에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A씨의 대통령실 채용 절차 여부에 대해서는 초기에 대통령실 채용을 검토한 적이 있다. 실제 채용 절차를 밟으려다가 이해충돌 문제로 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그 이후에는 대통령실 업무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5층 부속실에 언제까지 출근했나'라는 질문에는 "날짜까지 저희가 확인해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초기에 근무한 것은 사실이고, 채용 절차를 밟으려고 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채용하지 않기로 했고, 앞으로도 채용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지난달 13일 김해 봉하마을 방문 당시 '십년지기' 1명을 비롯해 코바나컨텐츠 출신 대통령실 직원 2명이 동행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사적 수행·채용' 논란이 일었던 점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자칫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공식기구, 즉 제2부속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재점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윤 대통령의 그간 기조와도 배치된다.
이 관계자도 이날 제2부속실 부활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이분은 김 여사를 수행하거나 김 여사 일정을 기획하러 간 게 아니다. (봉하마을 논란과) 같은 선상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의 (도움) 요청이 반영됐나'라는 취재진 질문에는 "모든 행사의 기획, 준비 과정은 다 대통령의 뜻과 의중이 반영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부분은 말씀드린다"고 했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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