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이원모 부인, 김여사 수행 안해..채용 검토하다 중단"
대통령실이 6일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스페인 마드리드 순방에 동행한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 신모씨의 채용을 검토하다가 이해충돌 등을 우려해 중단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오랜 해외 체류 경험과 국제행사 기획 역량이 있고 윤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으로 의중을 잘 알아 민간인이지만 '기타 수행원' 자격으로 순방 일정의 행사 기획 전반을 도왔다는 설명이다. 이 비서관의 부인이라 '기타 수행원'이 된 게 아니라며 특혜 논란을 차단했다. 김건희 여사를 수행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분(신씨)은 김건희 여사를 수행하거나 여사 일정을 위해 (순방에) 가신 게 아니다"라며 "김 여사를 한 차례도 수행한 적이 없다. 마드리드 순방 행사 전체를 기획하고 지원하기 위해 가신 것"이라고 밝혔다.
신씨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통령실 경호팀, 의전팀 등으로 구성된 사전 답사단과 함께 스페인으로 출국했으며 윤 대통령 순방 기간 동행하다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로 1일 귀국했다. 검사 출신인 이 비서관은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네거티브 대응 업무를 했다. 신씨는 유명 한방의료재단 이사장의 차녀로 대선 당시에도 김 여사 관련 일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인사비서관의 부인이라서 간 게 아니고 이분이 오랫동안 해외에 체류하며 경험이 풍부하고 영어가 능통하다. 지금 회사를 운영하며 하는 일이 국제교류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하는 것"이라며 "(순방) 행사 전체를 기획하고 사전답사하는 업무를 맡기기 위해 저희가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간인 신분은 맞지만 민간인으로 참여한 게 아니라 수행원 신분으로 참여했다. 민간인이라 기타 수행원으로 분류된다"며 "순방 행사에 민간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외교부 장관의 결재를 통해 기타 수행원으로 결정한다"고 말했다. 신씨가 앞으로도 순방 일정에 동행할지에 대해선 "필요에 따라 다른 민간인도 기타 수행원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순방 성격, 국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또 대통령실은 이해충돌 논란을 우려해 신씨에게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상적이라면 보수를 드리는 게 맞다"면서도 "인사비서관 부인이라 참여한 게 아니고 민간 전문가로서 행사에 도움을 요청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인사비서관의 부인이라 스스로 무보수 자원봉사를 자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성이 있고 우리 행사 기획에 도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대통령실 근무를 검토했는데 남편이 인사비서관으로 확정되고 나서 이해충돌 등 문제가 있어 본인도 고사하고 채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채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해충돌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이 이해충돌을 우려해 신씨 채용도 중단하고 마드리드 순방 업무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사전에 의식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이분의 전문성에 대해 내부에 공감대가 있었지만 국민적 눈높이 문제 때문에 채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무보수)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신씨를 채용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씨가 순방에 동행한 이유에는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 있다"며 "행사 기획에서 제일 중요한 건 대통령 부부 의중도 잘 이해해야 하고 대통령실이 생각하는 효과를 최대한 거두는 방향으로 행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마드리드 순방에 신씨와 같은 민간인 '기타 수행원'이 몇 명이었냐는 물음엔 "숫자까지 말씀드리긴 어렵고 (대통령) 주치의, (일부) 통역사도 기타 수행원으로 분류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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