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銀 긴축, 대출규제에 예금으로 돈 몰렸다"..역머니무브 현상

이윤화 2022. 7. 6. 12: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2022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 발표
부동산 시장 둔화, 코로나 자금 지원에 가계 여윳돈 증가
1분기 가계 저축성 예금 작년 동기간 대비 3배 가량 늘어
기업은 원자재 가격에 운전자금 늘고, 정부는 재정 지원↑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올들어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을 긴축 전환해 유동성을 거둬들이면서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계)가 주식 등 투자 비중을 줄이고 적금 등 예금상품으로 돈이 모이는 ‘역머니 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지원금 등도 가계 여유자금이 증가에 영향을 줬다. 반대로 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운전자금 운용 규모가 커지면서 자금 순조달액이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 오르고 대출규제 심해져…예금으로 ‘역머니 무브’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계 여윳 돈인 순자금운용(자금운용-자금조달) 규모는 60조4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9조3000억원이나 증가했다. 가계 자금 순운용 금액은 작년 3분기부터 30조원대에서 꾸준히 증가해왔으나 1분기들어 큰 폭 확대된 것이다.

1분기 가계 여유 자금이 늘어난 것은 주식, 부동산 시장 등으로 흘러가는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작년까지도 주택 마련을 위한 가계대출 수요가 이어지고 이연된 팬트업 소비가 급증하며 가계 여유 자금이 줄어들었으나 올해부터는 반대로 저축성 예금을 늘리는 등 자산재조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은 1년전 351만원 수준에서 386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작년 1분기 28만호에서 올 1분기 13만8000호로 급락하면서 부동산 투자가 둔화된 모습이다. 또 작년 4분기부터 새정부 출범 이전인 1분기까지는 가계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1년 이하 단기대출금이 하락 전환하는 등 금융기관 대출금을 중심으로 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줄었다. 단기대출금은 작년 1분기 15조2000억원 증가했으나 올 1분기엔 1조6000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작년엔 20조4000억원 급증한 것에 비해 올해는 8조1000억원 증가에 그치며 큰 폭 줄었다.

방중권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코로나19 지원금 등 가계 소득은 증가하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주택투자 등이 둔화되면서 가계 순운용 규목 지난해 1분기 대비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가계의 자금 운용을 상품별로 보면 저축성예금, 금전신탁의 증가폭은 크게 확대된 반면 채권, 주식의 운용액은 줄었다. 가계의 저축성 예금은 작년 1분기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42조3000억원에 달했고, 금전신탁도 6조4000억원으로 5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주식 자금은 16조원 증가에 그치면서 1년 전(52조2000억원)에 비해 대폭 줄었다. 채권 자금은 10조6000억원 감소, 1년전 9조원 감소한 것에 비해 더 큰 폭 축소된 모습을 나타냈다. 이에 올 1분기 기준 가계 금융자산의 상품별 비중도 예금이 41.8% 직전 분기 대비 0.8%포인트 증가하는 동안 채권과 주식은 각각 2.1%, 20.1%로 0.2%포인트, 0.7%포인트 줄었다. 국내주식 비중이 18.5%로 감소하는 동안, 해외주식은 1.7%로 0.1%포인트 소폭 증가세를 기록했는데 이는 가계가 지난 1분기 국내주식을 7조7000억원 취득하는 동안 해외주식은 8조3000억원으로 더 많이 사들인 영향이다.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 코로나 지원 지속…기업·정부 순조달 증가

비금융법인(기업)의 경우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순조달 규모가 올 1분기 27조8000억원으로 1년 전(18조원)에 비해 큰 폭 늘었다. 비은행 운전자금대출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올 1분기 49조5000억원 늘어 1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업공개·유상증자 등 주식발행도 21조원으로 증가폭을 키운 영향이다. 채권 발행도 15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반대로 기업의 자금운용액은 금전신탁이 9조9000억원 줄어드는 등 이를 중심으로한 기업 전체 예금이 2조3000억원 줄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일반정부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집행을 올해도 이어가면서 자금운용액이 53조원으로 1년 전 대비 12조7000억원 가량 줄어들고 자금조달액은 76조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2조3000억원 더 늘어나면서 순자금 조달액이 23조3000억원으로 15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이로써 가계, 기업, 정부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전체 순자금운용 규모는 16조4000억원으로 1년 전(26조3000억원)에 비해 규모가 줄어들었다.

한편, 1분기말 기준 총금융자산은 2경 3388조7000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말 대비 515조1000억원 늘었다. 이는 자금순환통계에 나타나는 모든 경제부문이 보유한 금융자산의 합계로, 국내부문은 물론 국외부문(비거주자)의 금융자산이 포함된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비중이 22.6%로 0.7%포인트 줄었고, 채권 비중은 14.7%로 0.1%포인트 감소했다.

가계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19배로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이다. 가계의 금융자산 잔액은 4979조7000억원, 금융부채 잔액은 2270조9000억원으로 각각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