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각분야 文정부 인사 암약.. 진정한 정권 교체 안돼"

김유근·김어준 등 거취 압박

공공기관장 교체도 속도전

국민의힘이 연일 문재인 정부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윤석열 정부 초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의 틀을 닦기 위해서는 국정 과제의 이행만큼이나 전 정부와 분명한 선 긋기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공직 사회부터 정권 교체를 실감하게 해야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인 만큼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확보한 동력이 떨어지기 전 ‘속도전’을 벌일 태세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6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단지 대통령이 바뀌고 대통령실이 내놓는 정책이 바뀌는 게 정권 교체가 아니다”라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명확한 평가와 이에 기반한 공직 사회의 변화부터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분야별로 여전히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암약하고 있는데 이미 출범한 지 두 달이 되도록 정부 차원의 대응이 너무 늦고 안이하다”며 국민의힘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5일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가 이 같은 당내 기류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3성 장군 출신의 한기호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가 군을 어떻게 대해왔는지 폭로하며 김유근 군인공제회 이사장을 향해 사실상 사퇴를 압박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의 국가정보원 적폐 청산이 위법하게 이뤄졌을 가능성도 열어두며 이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로 내정된 박성중 의원은 교통방송(TBS)과 방송인 김어준 씨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경제통 의원들은 앞다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각 분야를 향한 날 선 비판은 결국 문 정부에서 ‘알박기’한 특정 인사의 거취로 연결된다. 한 중진 의원은 “정부의 손발 역할을 해야 할 공공기관, 그리고 민간과 정부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할 곳이 막혀 있어 들여다보면 죄다 전 정부 사람들이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전 정권을 거치며 ‘블랙리스트’ 논란 등으로 정부가 직접 나서서 전 정권 인사에 대한 ‘솎아내기’를 하는 게 여의치 않은 만큼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큰 여당이 총대를 멘 측면도 있다. 이 같은 여당의 속도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에서는 전 정부와 선 긋기, 전 정부 인사 정리 작업이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 초반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인식도 같이하고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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