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총장 '수도권 반도체학과 증원 반대' 기자회견 무산시킨 교육부

▲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를 포함한 비수도권 대학 총장들이 모여 수도권 대학 반도체 관련학과 증원에 반대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교육부가 사실상 무산시키는 사태가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비수도권 7개 권역 지역대학총장협의회는 당초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대학에 직접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수도권 대학 반도체 학과 증원에 반대하는 성명을 낼 예정이었다.

협의회에는 강원대·부산대·전북대 등 지방 거점국립대를 포함해 127개 국·사립대학이 속해 있다. 회견에는 강원권역을 포함한 권역별 협의회장 등 2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은 갑자기 취소됐고,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협의회 관계자들이 8일 서울 여의도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갖는 걸로 바뀌었다.

▲ 1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발제자인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가 ‘반도체 산업의 동향과 반도체 인재 수요’ 란 주재로 강연하고 있다. 2022.6.15연합뉴스

이날 기자회견 취소는 대학 총장들이 모여 교육부 정책 방향에 대해 우려 입장을 밝히는 것에 대해 교육부가 사전 보이콧에 나선기 때문이다.

당초 기자회견을 예고하며 교육부 브리핑룸을 쓰게 해달라고 요청했던 지역대학총장협의회는 이를 거절당하자 교육부 기자실에서 회견을 열기로 했지만, 부총리 취임식(5일) 하루 만에 기자회견이 열릴 상황이 되자 교육부의 반발은 상당히 거셌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일부 대학을 접촉해 기자회견을 취소하는 대신 박 부총리와의 비공개 면담을 제안하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대학 반도체 학과 증원을 대하는 비수도권 대학들의 위기감은 생존의 위협으로 까지 인식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