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라기에 지구 지배했던 공룡의 비결은 ‘털 코트’ [사이언스샷]
기온 급하강해 대멸종 겪을 때
공룡은 온몸 덮은 털 덕에 생존
영화에서 공룡은 모두 습하고 온도가 높은 밀림에서 살지만 실제로는 온몸을 덮은 털 덕분에 눈발이 날리는 극지방에도 적응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구 기온이 갑자기 떨어졌을 때도 공룡이 털 코트 덕분에 살아남아 나중에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컬럼비아대의 폴 올슨 교수 연구진은 지난 1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중국 북서부 신장의 중가르 분지에서 발굴된 공룡 발자국과 퇴적물 입자로 볼 때 2억600만 년 전에 공룡은 춥고 얼음이 있는 극지방에서도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분지는 당시 한 대륙이던 판게아에서 북극에 가까운 북위 71도 지역이라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호수 바닥에 가라앉은 진흙이 굳은 사암과 함께 군데군데서 지름 1.5cm 자갈이 발굴됐다. 연구진은 얼음이 녹으면서 그 안에 박혀 있던 자갈들이 호수 바닥에 가라앉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공룡이 살았던 지역이 얼음과 눈이 있는 추운 지역임을 입증하는 증거라는 것이다.
공룡은 2억3100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에 위도가 낮은 온대 지역에서 처음 출현해 북쪽으로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2억200만 년 전 대멸종까지 열대나 아열대 지역은 악어의 조상류가 지배하고 있었다.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발생한 화산 대폭발은 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
하늘이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황 입자로 덮이자 햇빛이 차단되면서 기온이 급강하했다. 이로 인해 당시 육지와 수중 생물 종의 4분의 3이 사라졌다. 적도에서 번성하던 악어 조상들도 마찬가지였지만 공룡은 별 피해를 보지 않아 이후 쥐라기에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공룡은 이미 털로 추위에 적응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티라노사우루스를 비롯해 다양한 공룡 화석에서 털 구조가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이 털이 짝짓기 때 상대에게 과시하는 장식이거나 몸을 보온하는 용도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최근 공룡이 온혈동물이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보온 가설에 힘을 실었다.
영국 에든버러대의 스티븐 브뤼사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과거 공룡이 살던 고위도 지역이 춥고 얼음으로 덮여 있었음을 보여준다”며 “고위도에 살던 공룡은 이미 겨울용 코트를 갖춘 반면 다른 경쟁자들은 그러지 못해 사라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컬럼비아대 연구진의 주장을 입증할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다. 극지방 공룡 화석에서는 아직 털 구조가 발견되지 않았다. 스페인 비고대의 사라 바렐라 교수는 사이언스에 “답은 트라이아스기 암석에서 발견될 것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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